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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취득·보유세 없고, 양도세 확 준다…세금천국 '이곳'

중앙일보 2021.05.04 14:00

[더,오래] 조현진의 세금 읽어주는 여자(6)

신과 함께, 아가씨, 암살, 베를린 등 필모그래피도 화려한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가 2010년부터 전시 활동을 시작한 화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다. 최근 전시된 ‘굳모닝’ 작품 책정가격은 1000만원이었다. 최근 서울옥션 온라인 경매에서 솔비의 ‘Just a Cake-Angel’은 1010만원에 낙찰되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는 연예인을 일컫는 ‘아트테이너(Art와 Entertainer의 합성어)’가 주목받고 있다. 아트바젤과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술시장의 큰 손 중 절반 이상이 20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술시장의 호황은 서울옥션의 주가로부터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6월 3900원이었던 주가가 2021년 3월 1만9500원까지 치솟았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세대 컬렉터는 온라인 경매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구매한다.
 
배우 하정우의 미술 작품 '굳모닝'. [사진 레이빌리지]

배우 하정우의 미술 작품 '굳모닝'. [사진 레이빌리지]

 
취득세와 보유세 부담이 있는 부동산과 달리, 예술품 거래의 경우 양도 때만 세금이 나온다. 미술품은 양도가액이 6000만원 이상이어야 양도세를 내며, 그마저도 살아있는 국내 원작자의 작품이면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이점에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41조
⑭ 법 제21조 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서화(書畵)ㆍ골동품”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개당ㆍ점당 또는 조(2개 이상이 함께 사용되는 물품으로서 통상 짝을 이루어 거래되는 것을 말한다)당 양도가액이 6천만원 이상인 것을 말한다. 다만, 양도일 현재 생존해 있는 국내 원작자의 작품은 제외한다. (2021. 2. 17. 개정)
 
1. 서화ㆍ골동품 중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 (2009. 2. 4. 신설)
가. 회화, 데생, 파스텔[손으로 그린 것에 한정하며, 도안과 장식한 가공품은 제외한다] 및 콜라주와 이와 유사한 장식판 (2009. 2. 4. 신설)
나. 오리지널 판화ㆍ인쇄화 및 석판화 (2009. 2. 4. 신설)
다. 골동품(제작 후 100년을 넘은 것에 한정한다) (2009. 2. 4. 신설)
 
2. 제1호의 서화ㆍ골동품 외에 역사상ㆍ예술상 가치가 있는 서화ㆍ골동품으로서 기획재정부장관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과 협의하여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것 (2009. 2. 4. 신설)
 
2021년 소득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계속적·반복적 거래의 경우에도 기타소득으로 구분돼 미술품을 거래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유리해졌다. 미술품을 팔아 번 소득이 ‘사업소득’이냐 ‘기타소득’이냐에 따라 적용되는 세율이 다르며, 이는 투자수익률을 결정짓는다.
 
사업소득은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과 책임 하에 계속적·반복적으로 행하는 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을 말한다. 사업소득으로 분류된다면, 종합소득에 대한 소득세율을 적용받게 돼 2021년 1월 1일부터는 아래 최고 49.5%(지방소득세 포함)인 세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타소득으로 분류될 경우, 양도가액 6000만 원 이상인 작품에 대해 80% 필요경비를 인정받아(10년 이상 보유하거나, 양도가액이 1억원 이하인 경우 90%)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소득세법이 개정돼 서화 및 골동품 거래를 위해 사업장 등 물적 시설을 갖추거나, 사업자등록을 한 경우 외에 계속적·반복적으로 거래했더라도 기타소득으로 분류했다. 이전 최고 49.5%를 적용받았으나 이제는 22%의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살아 있는 국내 작가의 작품은 가격과 상관없이 비과세다. 잠재력 있는 신진 작가의 작품을 사들인 뒤 이득을 남기고 판다면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다. 사업소득 분류에 대한 세무리스크가 해소되고, 그림 거래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산가의 ‘아트테크’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5000만원의 작품을 사 8년 뒤 1억원에 작품을 팔았다면 90%의 필요경비율을 적용받아, 나오는 세금은 220만원이다. 양도차익(5000만원)의 5%도 안 된다. 5000만원의 작품을 사서, 2년 뒤 5800만원에 팔았다면 양도차익 800만원에 대한 세금은 0원이다. ‘아트테크’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이유다.
 
회계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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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진 조현진 회계사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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