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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부모 아무리 잘 살아도 자식 용돈 꼭 받아야

중앙일보 2021.05.04 13:00

[더,오래] 강인춘의 깍지외할미(18)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부모 용돈 거른 자녀들 
“큰넘하고 자근딸이 이번 달 용돈 보내 왔능가?”
“안즉이여…”
“고얀넘들이구만. 전화 넣어봐.”
“아이고매~ 쪼까 참아보시오.
즈그들 먼 딱한 사정이 있을낀데 워치케로 눈치읎시
달마다 꼭꼭 용돈을 달라고 한다요.”
 
“그래도 그런게 아니여.
부모들은 자슥 낳아서 기르고 공부 갈쳐서 결혼꺼정 시켜주었잖여.
자슥은 당연히 부모헌티 그 은덕을 알아서 갶는게 원칙이제.
그라지않고 부모들이 잘 살고 있응께
용돈 가튼거 드리지 않아도 된다고 뭉게버리능거시 잘못된 생각이제.”
“….”
 
“용돈 받으면 그 돈 우리가 냉큼냉큼 쓰는 거 아니잖어.
달달이 모았다가 손지들 올때마다 아그들헌티 듬뿍 주잔혀?”
“….”
 
“그렁께 시방 우리가 먹을게 읎어서 자슥들에게 용돈 타령하능게 아니잖어.
다행이 우리가 돈이라도 쪼깨 있응께 시방 이만치 살지,
우리가 늙어 병들고 돈 읎서봐.
평소에 용돈 주는 습관이 않된 자슥넘들이 부모에게 잘 할것 가튼가?”
“….”
 
“임자 말대로 있능거 없능거 싸그리 다 자슥들에게 퍼주고
자신은 으디가서 으뜻케 살랑가?
자슥넘들은 젊은께 우리가 꺽정 놔부러도 즈그들끼리는 잘 살어.
그렁께 임자는 불쌍하다고 쓰잘데읎시 쏙 낄이지 말고
그만 모른체하고 가만히 있어버리랑께.”
 
“됐시유! 영감이 암만 그래싸도 내는 아그들에 전화 못혀유.”
“머, 머시여?”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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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춘 강인춘 일러스트레이터 필진

[강인춘의 웃긴다! 79살이란다] 신문사 미술부장으로 은퇴한 아트디렉터. 『여보야』 『프로포즈 메모리』 『우리 부부야? 웬수야?』 『썩을년넘들』 등을 출간한 전력이 있다. 이제 그 힘을 모아 다시 ‘웃겼다! 일흔아홉이란다’라는 제목으로 노년의 외침을 그림과 글로 엮으려 한다. 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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