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설] 장관 후보자들 비리 의혹,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중앙일보 2021.05.04 00:10 종합 30면 지면보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오늘부터 새로 임명될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이번 후보자들의 면면은 어느 때보다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해당 부처의 업무와 관련해 결격 사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의혹이 사실이고, 임명이 강행된다면 향후 부처에서 장관의 영이 제대로 설 것인지 걱정스럽다.
 

오늘 청문회…업무 관련 결격사유 쏟아져
임명 강행하면 민심 두려워하지 않는 것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비리 백화점’ 수준이다. 가장 우려되는 건 논문이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에 따르면 임 후보자가 이화여대 교수 재직 시절 학술지에 낸 논문이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 논문 주요 내용은 임 후보자가 한국통신학회 논문지에 건국대 교수인 남편 임모씨를 제1 저자, 본인을 제3 저자로 낸 논문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더구나 이 제자의 석사학위 논문 심사위원 명단에는 임 후보자의 남편 이름도 올라와 있어 심각한 이해충돌 사안으로 여겨진다.
 
임 후보자는 25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인선 때도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의 공개 질의에 “앞으로 차차 공부하겠다”며 답하지 않은 유일한 후보였다. 그렇게 어렵사리 이사장에 오른 뒤 3개월 만에 다시 장관 후보자가 되면서 과학기술계 전체를 망연자실하게 했다. 특히 이번 청문회를 앞두고 “(NST 이사장 선임 당시) 임명 전 탈당했으므로 자격요건을 충족했다”는 민주당 당원 가입에 대한 해명은 과기정통부 내부에서도 “터무니없는 괴변”이라는 평가가 들려온다. NST는 정관에서 출연연 기관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엄격히 요구하고 있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부인의 비리는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다. 박 후보자가 주영 대사관 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부인이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유럽산 도자기를 외교관 이삿짐으로 들여온 뒤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내다 팔았다. 그것도 쉬쉬하면서 한 것이 아니라 SNS에 자랑까지 해 온 국민이 알게 됐다. 밀수 단속을 해야 할 주무부처의 장관 부인이 밀수에 앞장선 꼴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를 공무원 정착 지원을 위한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은 뒤 한 번도 거주하지 않고 팔아 2억20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부동산 주무부처의 장관이 될 고위 관료의 ‘관사 재테크’ 사례다.
 
장관 인사청문회는 이 정부의 정신적 모태인 노무현 정부(2005년)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가 하나 마나 한 요식행위로 전락한 지 오래고, 이번처럼 자질이 의심스러운 후보자들이 대거 청문회에 등장하면서 국민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민심을 두려워한다면 적어도 유감 표명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