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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구단 최초 2년 연속 ‘10-10’…손흥민 또 해냈다

중앙일보 2021.05.04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셰필드전에서 슈팅하는 토트넘 손흥민. 그는 이 경기에서 10골-10도움, 시즌 최다골 타이 등 ‘기록제조기’의 면모를 과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셰필드전에서 슈팅하는 토트넘 손흥민. 그는 이 경기에서 10골-10도움, 시즌 최다골 타이 등 ‘기록제조기’의 면모를 과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환상적이다. 끝내주는 마무리다(It‘s fantastic. It’s a great finish).”

셰필드전 1골·1도움, 4-0 승 주역
21호로 한 시즌 개인 최다골 타이
올 시즌 10-10클럽 유럽 전체 8명
차붐의 시즌 리그 최다골까지 1골

 
영국 BBC의 축구해설가 클린턴 모리슨은 토트넘 손흥민(29)의 감아차기 슛을 극찬했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홈구장에서 열린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4-0으로 이겼다.  
 
팀이 3-0으로 앞선 후반 31분, 손흥민은 수비수를 따돌리고 반대편 코너를 향해 오른발 슛을 쐈다. 아크 왼쪽, 일명 ‘손흥민 존’(페널티박스 부근 좌우 45도)에서다.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린 뒤 오른쪽 골포스트 안쪽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16분에는 시즌 10호 도움을 올렸다. 역습 찬스 때 침투 패스로 개러스 베일의 골을 도왔다.
 
이날 골과 도움으로 ‘기록 제조기’의 면모도 보여줬다. 시즌 21호 골(리그 16골·유로파리그 4골·카라바오컵 1골)로, 2016~17시즌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 타이기록이다. 리그 16골-10도움으로, 두 시즌 연속 ‘10(골)-1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역대 토트넘 선수 중 ‘10-10클럽’에 이름을 올린 건 위르겐 클린스만(20골·10도움, 1994~95시즌), 에마누엘 아데바요르(17골·11도움, 2011~12시즌), 크리스티안 에릭센(10골·10도움, 2017~18시즌), 해리 케인(21골·13도움, 올 시즌) 등이지만, 두 시즌 연속은 손흥민뿐이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0-10클럽’은 손흥민과 케인,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 16골·11도움) 셋뿐이며, 유럽 5대 리그까지 확대해도 독일 바이에른 뮌헨 토마스 뮐러(10골·17도움), 이탈리아 인테르 밀란 로멜로 루카쿠(21골·10도움), 스페인 셀타 비고 이아고 아스파스(13골·11도움) 등 8명이다.
 
손흥민은 후반 6분에도 뒷공간을 파고들어 골망을 흔들었지만, 아쉽게도 비디오 판독(VAR)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풋볼 런던은 평점 9점을 준 뒤 “손흥민은 자신감이 떨어졌던 2021년보다 자신감 넘쳤던 2020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26일 맨체스터시티와 카라바오컵 결승전(0-1 패)에서 이렇다 할 활약도 보이지 못하고 진 뒤 눈물만 쏟았다. 일부 팬은 “(손흥민은) 우리가 필요로 할 때 사라진다”고 비난했다. 이날 상대가 최하위인 셰필드였지만, 현지 언론도 손흥민 칭찬 쪽으로 돌아섰다. 조세 모리뉴 전 감독 시절과 비교해 이날 손흥민의 히트맵(지역별 활동량을 온도로 표시한 지도)은 공격 쪽에서 더 뜨거웠다.  
 
손흥민은 현지 취재진 인터뷰에서 “지는 걸 싫어한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었는데, 나 자신에 실망하고 분했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손흥민은 리그 득점 공동 3위(16골)다. 같은 순위인 맨유 페르난데스는 페널티킥 득점이 8골이지만, 손흥민은 1골뿐이다. 손흥민은 ‘차붐’ 차범근(68)의 한국인 한 시즌 유럽 리그 최다 골에 1골 차로 따라붙었다. 차범근은 레버쿠젠에서 뛰던 1985~86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7골을 터트렸다.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한준희 해설위원은 “두 시즌 연속 ‘10-10’은, 다재다능한 공격수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기록이다. 손흥민은 우승 트로피는 없지만, 차범근 기록을 대부분 깨뜨렸다. 차범근의 17골까지 깬다면, 사실상 아시아 선수 개인기록을 석권하는 거다. 차범근을 넘어섰다는 건 모든 아시아 선수를 넘어섰다는 의미다. 차범근과 세대 차까지 고려하면, 아시아에서 몇십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다. 유럽 축구에서 불멸의 아시아 선수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흥민은 이미 차범근의 리그 최다 골(98골), 유럽 최다 골(121골)을 경신했다.
 
베일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승점 56(16승 8무 10패)을 기록하며 5위가 됐다. 4위 첼시와 승점 차는 5다.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안에 들 실낱같은 가능성은 살렸다. 이제 4경기 남았는데, 상대가 리즈 유나이티드(11위), 울버햄턴(12위), 애스턴 빌라(10위), 레스터시티(3위) 등 대진은 나쁘지 않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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