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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부동산 문제 맡겨달라” 봉하행 미루고 특위 챙겨

중앙일보 2021.05.04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송영길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3일 오후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송영길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3일 오후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대표 이야기대로 부동산·백신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다.”
 

부동산 해결해야 정권 재창출 판단
1가구 1주택자 규제 완화 등 구상
송 대표는 19년째 무주택자로 살아
김기현, 이철희에 여야 협의체 제안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11시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와의 통화에서 건넨 말이다. 대통령이 신임 여당 대표와의 첫 통화에서 특정 정책을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부동산 정책과 코로나19 백신 이슈는 임기 말 문 대통령에게나 집권여당의 대표로 내년 대선을 치르게 될 송 대표에게 핵심 과제다.
 
송 대표는 취임 후 처음 열린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문제는 일단 내게 맡겨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우선 4일 당 부동산특위의 보고를 받는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광주 5·18민주묘지 방문을 이틀 뒤로 미루면서까지 잡은 일정이다. 단순히 보고만 받는 건 아니다. 국회 정무위·기획재정위·국토교통위·행정안전위 등 부동산 관련 4개 상임위 위원장·간사 등 의원 15명으로 구성된 특위를 확대 개편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한 핵심 의원은 “송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거나 부동산 전문가를 특위에 배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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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의 고민은 ‘부동산 해법 없이는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송 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제대로 된 부동산 문제 해결 방안을 통해 국민 마음을 얻고 청년들 주거 문제를 해결하면 민심 역시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기간에도 송 대표는 후보 중 가장 전향적인 부동산 대책을 꺼냈다. 신혼부부·청년이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현행 40%(투기과열지구 기준)에서 90%까지 풀자고 주장했다. 노령층·장기보유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공제 한도를 늘리자고 했고, 공시지가 상승률에 대한 속도조절론도 꺼냈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상향론(9억→12억원)엔 거리를 뒀다. 1가구 1주택자의 세제·대출 완화에 초점을 맞춘 구상이다.
 
다만 정부 정책으로 관철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국회 국토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세제는 기재부가, 공급은 국토부가 짜놓은 상황인데 대표 의지만으론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부동산 정책 구상은 인천시장 재직(2010~2014년) 시절 본인이 직접 설계하고 진행한 ‘누구나 집’ 프로젝트 경험에서 출발한다. 이 프로젝트는 입주민이 분양가의 10%를 보증금으로 내고 90%는 저리 대출로 갚아나가는 구조다. 송 대표는 2015년 저서 『누구나 집 프로젝트』에서 “누구라도 일할 의지만 있다면 ‘집다운 집’에서 살면서 일자리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2000년 아파트 한 채를 샀다가 2년 후 판 뒤 19년째 무주택자다. 최근 3년 동안엔 두 차례 전셋집을 옮겼다. 송 대표 자신이 ‘전세 난민’이기도 해서 서민 중심 1가구 1주택 정책에 집중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의 부동산 등 정책 기조에 다소 변화가 있을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김 대행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의 축하난을 들고 국회를 찾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들이 부동산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세제도 부동산과 맞물려 있으니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같이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이 수석은 “잘 알겠다.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허진·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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