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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후임 외통위원장 거론에···정청래 단칼에 "안 한다" 왜

중앙일보 2021.05.03 11:4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2일 밤 10시쯤 정청래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한다”는 글을 올렸다. ‘송영길 당선으로 공석 된 외통위원장…후임 정청래?’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다. 정 의원은 잠시 뒤 이 게시글을 스스로 지웠다.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후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건 21대 국회에서 외통위원장을 지낸 송영길 의원이 민주당 새 대표가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선수(당선 횟수)와 나이 순서로 상임위원장직을 배분한다.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았던 민주당 3선 의원 가운데엔 이광재, 정청래 의원이 가장 나이가 많다. 
 
이 의원은 1965년 2월에 태어났고, 정 의원은 1965년 5월생이다. 다만 이 의원은 대선 경선에 출마할 계획이라 위원장직을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 정 의원이 차기 외통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정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국회 외통위원도 지냈다. 그런 정 의원이 먼저 “안 한다”고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3일 정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페이스북에 “안 한다”고 적은 의미는?
“그 기사는 틀렸다는 거죠.”


순서로는 정 의원님 차례인데 전혀 하실 마음이 없으시다?
“네.”


안 하겠다는 이유가?
“꼭 말을 해야 하나? 조금 기다려 보시죠.”
 
이와 관련해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순서로 보면 정 의원이 하는 게 맞는데 안 하시겠다고 하면 아직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운동권 출신 정 의원의 과거 시위 이력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 의원은 대학 4학년이던 1989년 서총련(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 소속으로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사제 폭탄을 던지고 투옥됐다. 이 일로 인해 국회 외통위원이던 2013년엔 미주 국정감사에 참여하려다 비자 발급이 거부되기도 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 의원은 친구 5명과 함께 “공안통치 배후인 미국의 내정간섭과 수입 개방 압력 중단”을 요구하며 미리 준비한 ‘포니엑셀’ 자동차 지붕을 밟고 3m 담장을 넘어 대사관저에 침입했다.
 

5월 국회, 법사위원장직 두고 정쟁 예고

 
민주당의 또 다른 고민은 윤호중 원내대표 당선으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임명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박광온 의원을 법사위원장직에 내정했다. 당초 법사위원장 자리에도 정청래 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29일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박 의원의 내정 사실을 발표하면서 “윤 원내대표가 정 의원에게 따로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쿨 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법사위원장직에 내정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사위원장직에 내정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은 당초 4월 임시국회에서 법사위원장 선출 안건까지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요구하면서 5월 첫 본회의로 선출을 미뤘다.
 
그 사이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김기현 의원이 당선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법사위원장을 돌려주지 않으면 폭거이자 범법”이라고 윤호중 원내대표에 선전포고했다.  
 
이 때문에 5월 임시국회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에서 손실보상법 등 민생 입법에 속도를 내려던 차였다. 3일에도 김 대표는 “법사위원장직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고 한결같다”며 “돌려주지 않는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협상의 카드로 쓸 수는 없다”며 “여야가 합의한 인사청문회 일정부터 진행하면서 그 가운데 법사위원장 자리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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