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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암호화폐 '치아' 첫 거래 …저장장치 몸값도 덩달아 들썩

중앙일보 2021.05.03 07:00
오는 3일 거래되는 새로운 암호화폐 '치아' 로고 [사진 셔텨스톡]

오는 3일 거래되는 새로운 암호화폐 '치아' 로고 [사진 셔텨스톡]

암호화폐 과열 현상으로 그래픽카드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저장장치 몸값도 들썩이고 있다. 오늘(3일)부터 거래되는 새로운 암호화폐 ‘치아’(Chia) 영향이 크다. 치아를 확보하는데 저장장치인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와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쓰이면서 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위주로 HDD와 SDD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자들이 HDDㆍSSD를 대거 사들이면서 공급 부족 사태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달 27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저장장치 제조사 에이데이터(ADATA)의 SSD 주문량은 급증하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치아 채굴 수요로 인해 3월보다 대용량 SSD 주문량이 4~5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대만 에이데이터는 최근 SSD 주문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 에이데이터]

대만 에이데이터는 최근 SSD 주문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 에이데이터]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타오바오나 징둥닷컴에서도 최근 한 달간 저장장치 거래가 급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징둥닷컴에서 판매되는 12 테라바이트(TB) 하드디스크 거래 가격은 2월 2188 위안(약 38만원)에서 지난달 8일에 3499 위안(약 60만원)으로 뛰었다.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등에서 판매되는 8TB이상 용량의 기업용 드라이브는 한때 매진되기도 했다.  
 

'채굴' 아닌 '파밍'…그래픽카드 대신 하드디스크 사용

암호화폐 치아는 ‘비트토렌트’ 개발자인 브램 코헨이 개발한 암호화폐로, 비트코인의 중앙화와 막대한 전력소모로 인한 환경 파괴의 대안으로 등장했다. 치아 개발팀은 초창기부터 기존 암호화폐 채굴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을 강조했다. 특정 연산을 처리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찾는 행위를 보통 ‘채굴’이라고 부른다. 이와 달리 치아는 ‘파밍’(Farmingㆍ경작)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암호화폐를 획득하는 방식이 기존과 달라서다. 
 
치아를 파밍하려면 먼저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자신의 저장공간에 치아 코인을 획득할 수 있는 공간인 ‘플롯’(plot)을 생성해야 한다. 플롯을 HDD나 SDD에 옮겨 담고 이후 치아 네트워크에서 정한 '해시값(디지털 지문)'에 맞는 사용자에게 코인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쉽게 설명하면 저장공간 용량을 제공하면 코인(치아)을 받을 수 있다. 보통 플롯 하나를 생성할 때 SSD에서는 6~10시간, HDD에선 3~4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치아 파밍에 투입되는 저장 용량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3월 치아 파밍에 쓰인 전체 용량이 120 페타바이트(PB, 1PB=1024TB) 정도였는데, 현재는 1엑사바이트(EBㆍ1000 PB)를 넘어섰다. 아직 거래 전인데도 불구하고 한달여 만에 1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공급 부족 사태, 아시아 넘어 확산 할 수도" 

본격적인 치아 거래 이후 수요가 크게 늘면 저장장치 부족 현상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드웨어 전문 매체 탐스 하드웨어는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면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아직 가격이 급등한 상황은 아니다. 저장장치 업계 관계자는 “일부 HDD 제품이 약간의 가격 상승을 보이긴 했지만, 국내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과거 그래픽 카드 가격이 폭등한 전례를 보면 HDD나 SDD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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