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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북 외교·압박 병행” 밝히자 북 “미국 집권자 큰 실수” 세 차례 담화

중앙일보 2021.05.03 00:02 종합 3면 지면보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외교의 문은 열어놓되 제재와 압박은 유지한다는 대북 정책 방향을 공개한 다음 날인 2일 북한이 대미·대남 관련 담화를 동시에 3개나 발표했다. 북·미 간 대치 구도를 본격화하고, 대북 전단을 명분으로 “상응한 행동”을 예고해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김여정, 대북전단 문제 들고나온 건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틈 벌리기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 연설(지난달 28일)과 관련한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의 2일 담화에서 “확실히 미국 집권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면서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 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별도의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이번에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한 것은 우리와의 전면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로 되며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새 정권을 어떻게 상대해 주어야 하겠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변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북한 자유주간 성명에서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북·중 국경을 무단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을 놓고 “경악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응이다.
 
이날 주목할 만한 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다. 김 부부장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우리 국가에 대한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조선 당국은 탈북자 놈들의 무분별한 망동을 또다시 방치해 두고 저지시키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어떤 결심과 행동을 하든 그로 인한 후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더러운 쓰레기들에 대한 통제를 바로 하지 않은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이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전단을 들고나온 건 한·미의 틈 벌리기나 다름없다. 한·미가 공개적으로 이견을 보이는 대표적 현안이 대북 제재 완화와 대북전단금지법이다. 문재인 정부는 법까지 만들어 대북 전단 차단에 올인하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전단금지법에 비판적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북·미 시각 차가 드러나며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계획도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유지혜·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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