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로·중구 매출 20% 줄 때, 영월·강릉 20%이상 늘었다?

중앙일보 2021.05.03 00:04 경제 1면 지면보기
지난달 초 강원도 강릉에서 벚꽃을 구경하는 차량이 붐비고 있다(사진 위). 서울 명동 상가에는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아래). [연합뉴스·뉴시스]

지난달 초 강원도 강릉에서 벚꽃을 구경하는 차량이 붐비고 있다(사진 위). 서울 명동 상가에는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아래). [연합뉴스·뉴시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자영업자의 평균 매출이 2019년보다 오히려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년 코로나 속 자영업 매출 분석
시·군·구 249곳 중 102곳 되레 늘어
사무실 밀집한 도심, 방역에 직격탄
캠핑장 많은 영월, 가족 관광객 급증
“재난지원금, 지역·업종도 고려를”

2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이 연구원의 장우현 연구위원은 ‘신용카드 자료를 활용한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 분석과 재난지원금 설계 개선 제언’이란 제목의 자료를 냈다. 지역별로 지난해 자영업자의 매출이 2019년과 비교해 얼마나 증가 또는 감소했는지 분석했다. 전국 시·군·구 249곳 중 자영업자의 평균 매출액이 늘어난 곳은 102곳(41%)이었다. 신용정보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한국기업데이터(KED), 신용카드사인 BC·하나카드의 자료를 토대로 했다.
 
자영업자 매출액 증가 상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자영업자 매출액 증가 상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난해 자영업자의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강원도 영월군(41.7%)이었다. 경북 의성군(30.4%)과 강원도 강릉시(21.9%), 전남 영광군(20.5%), 경기도 포천시(20.2%) 등이 뒤를 이었다. 대도시와 비교해 인구 밀도가 낮으면서 야외 활동에 좋은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해당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코로나19 이후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여행객이 몰린 게 자영업자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월군에는 강원도에서 가장 많은 캠핑장(111곳)이 있다. 영월군이 친환경 공간으로 건립한 ‘에코빌리지’의 지난해 방문객은 2019년보다 34% 증가했다. 영월군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체 관광객은 줄었지만 가족 단위 소규모 관광객은 늘었다”고 전했다.
 
자영업자 매출액 증가 하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자영업자 매출액 증가 하위.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매출액 감소율이 가장 심했던 곳은 서울 종로구(-22%)와 중구(-21.8%), 경북 울릉군(-19.3%), 서울 강남구(-18%)와 마포구(-17.7%)였다. 종로·중·강남·마포구는 서울에서 주요 기업의 사무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이런 지역에서 자영업자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건 코로나19로 직장인의 생활 패턴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직장에서 일을 마친 뒤 동료들과 식사·음주 등을 하지 않고 바로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예 회사에 나오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는 인원도 적지 않았다.  
 
울릉군에선 외부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의 충격이 컸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형 여객선 운항을 제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의 매출은 업종별로도 희비가 엇갈렸다. 통신판매업 등은 매출이 늘었다. 반면 종합소매·영상·공연업 등은 매출이 줄었다. 따라서 코로나19에 대응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는 지역별·업종별 피해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고 장 연구위원은 주장했다. 그는 “(자영업자의) 피해등급을 산정할 때 지역 요소의 고려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자영업자의 피해를 시·군·구 단위로 살펴보면 상당한 편차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지적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지난해 5~6월 통계를 봐도 업종별 온도 차가 크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업종에선 평균 매출액이 23.4% 감소했다. 재난지원금에 따른 매출액 증가 효과는 14.2%였다. 그렇지 않은 업종에선 같은 기간 코로나19의 여파에도 매출액이 17.2% 증가했다. 여기에 1차 재난지원금 효과로 매출액이 추가로 21.7% 늘었다.
 
장 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효과는 있었지만 코로나19 피해 업종의 매출이 충분히 회복하도록 돕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난지원금 설계는 정액방식과 비례방식 등 여러 대안이 있다. 등급별 맞춤지원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