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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주와 바꾼 양석환, 두산 복덩이 됐네

중앙일보 2021.05.03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두산 양석환(오른쪽)이 5-4로 앞선 5회 말 2사 후 3점 홈런을 쳐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더그아웃의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뉴스1]

두산 양석환(오른쪽)이 5-4로 앞선 5회 말 2사 후 3점 홈런을 쳐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더그아웃의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양석환(30)은 올 시즌 개막 직전 큰 변화를 겪었다. 2014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7년간 한 팀에만 몸담은 그가 갑작스럽게 두산으로 이적했다.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가 13년 만에 트레이드에 합의했는데, 그 대상자가 양석환이었다. 새 팀에 적응할 겨를도 없이 얼떨떨한 상태로 정규시즌을 시작했다.
 

SSG전 쐐기 3점포로 승리 주역
떠나간 오재일 빈자리 완벽 봉합
두산, 연패 막고 공동 3위 점프

어깨가 무거웠다. 지난해까지 두산의 1루는 오재일이 지켰다. 오재일은 2016년부터 4년 연속 20홈런을 친 왼손 거포다. 지난 시즌에도 홈런 16개, 89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런 오재일이 2020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자 삼성 라이온즈로 떠났다.
 
두산은 스프링캠프에서 내부 유망주를 키워 오재일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했다. 그러나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 마땅한 선수를 찾지 못했다. 결국 왼손 투수 함덕주를 LG에 내주고 1루수 양석환을 영입했다. 많은 야구 관계자들이 “유망한 왼손 투수를 내준 두산이 손해를 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뚜껑을 열자 분위기는 평가와 반대로 흘렀다. 오재일과 최주환(SSG 랜더스)이 떠난 두산 타선에서 양석환이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양석환 관련 질문을 받고는 “정말 잘해주고 있다. 그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활짝 웃었다.
 
양석환은 시즌 초반 잠시 부진했지만, 곧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붙박이 1루수이자 중심 타자로 나서면서 팀 득점에 크게 기여했다. 무엇보다 팀이 그를 가장 필요로 할 때 맹활약했다.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전에서도 그랬다.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두산이 5-4로 간신히 앞선 5회 말, 2사 1, 2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섰다. SSG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필승 불펜 서진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결과적으로 SSG의 대응은 소용이 없었다. 양석환은 볼카운트 원스트라이크에서 서진용의 2구째 직구(시속 144㎞)를 힘껏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승기를 확실하게 가져오는 3점 홈런. 지난달 30일 SSG전 이후 이틀 만에 나온 시즌 4호 포다. 최근 4경기에서 홈런 3개를 몰아치는 상승세를 뽐냈다.
 
양석환은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SSG가 5-8로 추격한 7회 초 1사 1, 3루 상황에서다. 양석환은 SSG 추신수의 땅볼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 주저 없이 홈으로 던졌다. 홈으로 들어가던 3루 주자가 그대로 태그아웃됐다. SSG 벤치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은 없었고, 두산이 8-5로 이겼다.
 
두산은 경기 전까지 공동 5위였다. 살얼음판 순위 전쟁 중이라 한 번 이기고 지는 데 따라 순위가 요동친다. 양석환은 공수 맹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어 두산을 공동 3위에 올려놓았다. 적어도 지금까지 두산의 트레이드는 ‘복덩이’를 영입한 성공작이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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