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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나는 결백” 자서전 낸다, 법조계 “대법 판결까지 부정하나”

중앙일보 2021.05.03 00:02 종합 10면 지면보기
한명숙

한명숙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자신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죄에 대한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에 대해 6년 만에 다시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법조계에서는 “재심 청구 등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여론몰이로 판결을 부정하는 건 법치주의의 뿌리를 뒤흔드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만장일치 유죄

2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자서전 『한명숙의 진실』의 다음달 출판을 목표로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책 머리글에서 “6년 세월을 검찰이 만든 조작재판과 싸웠다”며 “난 결백하다. 그리고 그것은 진실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책 소개글은 “우리는 진실이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절차로 드러나기를 기다렸다”며 “검찰이 한명숙 재판의 증언을 조작했다는 여러 증거가 드러났고 새로운 증언이 나타났지만 검찰 권력의 원천봉쇄로 진실은 번번이 덮였다”고 주장했다. 검찰 수사팀이 일부 재소자를 대상으로 한 전 총리에게 불리한 증언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불거진 데 이어 최근 대검찰청이 “신빙성이 없다”고 무혐의 결정을 내려 한 전 총리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천사에서 “이 책에는 군부독재에 기생해 ‘그렇게 살아왔던’ 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살아오지 않은’ 사람들을 탄압하고 누명을 씌웠는지 그 진실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한 전 총리 사건은 2015년 8월 대법관 13명의 만장일치로 유죄 확정판결을 내려 사법적 판단을 마쳤다. 하지만 정치자금 공여자인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재소자가 검찰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제기했고, 최근 대검찰청이 무혐의 결정을 내리면서 모해위증교사는 없었던 것으로 결론났다.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대법관 13명은 검찰이 기소한 8억9000만원 불법 정치자금 중 3억원은 만장일치로 유죄로 판단했다. 8명은 8억9000만원 전액을 유죄로 봤다. 결정적인 증거는 자금 공여자 한만호씨가 2007년 4월 건넨 1억원짜리 수표였다. 이 수표를 한 전 총리 여동생이 2009년 2월 전세금 잔금에 포함해 집주인에게 사용했다. 또 한 전 총리가 2008년 2월 한신건영 부도 직후 한씨에게 현금 2억원을 돌려준 것도 유죄 판단을 뒷받침했다.
 
올해 3월 말 현재까지 한 전 총리가 내야 하는 추징금 8억8300만원 중 7억1000만원(약 80%)은 집행되지 않고 있다. 집행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주기적으로 재산 조회 등을 통해 한 전 총리의 재산이 발견되는 대로 신속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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