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전 충분했다면 '강남스타일' 자주 췄을텐데...포칼 원맨쇼 황희찬

중앙일보 2021.05.02 16:20
황희찬(오른쪽)이 포칼 준결승에서 골을 터뜨리고 동료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충분한 기회만 주어지면 골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진 라이프치히 인스타그램]

황희찬(오른쪽)이 포칼 준결승에서 골을 터뜨리고 동료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충분한 기회만 주어지면 골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진 라이프치히 인스타그램]

독일 프로축구 라이프치히 공격수 황희찬(25)이 독일축구협회(DFB) 포칼(독일 FA컵) 준결승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황희찬은 1일(한국시각) 독일 브레멘 베저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0~21시즌 포칼 준결승 브레멘전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막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연장 전반 2분 선제골을 터뜨렸고, 1-1로 맞선 연장 후반 추가시간엔 에밀 포르스베리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라이프치히는 2-1로 이겼다. 
 

평균 42분 출전 포칼 4경기 3골 2도움
리그선 15경기 겨우 평균 18분 출전
"못한 게 아니라 기회 부족" 러브콜 여전

경기 후 라커룸에선 MVP로 뽑힌 황희찬의 응원가인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댄스 파티가 벌어졌다. 14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리는 결승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구단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황희찬도 커리어 첫 우승을 노린다. 
 
황희찬은 3월 4일 볼프스부르크와의 포칼 8강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시즌 3호 골을 기록했다. 최소한의 출전 시간이 주어지면 골 결정력을 보인다는 것을 증명했다. 황희찬은 포칼 4경기에서 3골 2도움으로 매서운 발끝이다. 경기당 평균 출전 시간은 42분이었다. 
 
리그에서 황희찬은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했다.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뛰다 올 시즌부터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20~21시즌 분데스리가 31라운드가 끝난 현재 15경기에 출전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일부 팬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코로나19 감염으로 6경기 결장한 것과 입단 첫 시즌 적응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기회다. 그런데도 골을 넣지 못한 것은 실력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출전 기회만 있었고, 뛴 시간 자체는 턱없이 부족했다. 본지 인터뷰를 통해 황희찬을 극찬한 나겔스만은 실제로는 제대로 된 기회를 주지 않았다. 선발 출전 딱 한 번, 14경기는 교체였다. 평균 출전 시간은 겨우 18분이었다. 선수들은 교체 출전할 경우 경기 속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선발로 나선 선수들과 같은 '경기 호흡'을 찾기까진 적게는 몇 분, 많게는 몇 십분까지 걸린다는 것이다. 황희찬의 경우엔 볼 터치 몇 차례 못 해보고 끝난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경기 전반 정도인 40여분만 보장 받아도 펄펄 날아다닌 포칼에선 펄펄 날았다. 
 
실제로 황희찬은 올 시즌 성적면에선 돋보이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빅리그 팀들에게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팀 3팀 이상이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혔다. 이 중엔 상위권 팀 에버턴도 포함됐다.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에버턴 감독은 올 시즌 직전 황희찬을 영국으로 초대해 직접 면담하고 비전까지 제시하고도, 아쉽게 라이프치히에게 영입 경쟁에서 밀렸다. 안첼로티 감독은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황희찬을 임대 영입하려 했지만,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이 이적시장 마감 1시간을 앞두고 황희찬을 불러 잔류를 설득하는 바람에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안첼로티 감독은 나폴리를 이끌던 2019~20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당시 잘츠부르크에서 뛴 황희찬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매료됐다. 
 
독일 소식통은 "현재까지 황희찬의 라이프치히 잔류 가능성은 반반이다. 나겔스만 감독이 떠나고 새 감독이 온 것이 변수이고, 둘째는 황희찬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갈 팀이 구체화돼야 한다. 시즌이 끝나면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