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美서 "차 빨리 달라"…한국GM 먹여살리는 트레일블레이저

중앙일보 2021.05.02 14:10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비롯한 한국GM 신차 약 2100대가 지난달 26일 인천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한국GM]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비롯한 한국GM 신차 약 2100대가 지난달 26일 인천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한국GM]

 
지난달 26일 인천항 5부두, 미국 수출을 기다리는 자동차 여러 대가 줄지어 한 대씩 선박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미국행 선박에 탄 주인공은 한국GM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에서 직접 개발부터 양산까지 맡는 트레일블레이저는 올 3월 수출 20만대를 넘어섰다. 양산 1년 2개월 만에 한국GM을 먹여 살리는 차종으로 올라섰다. 하역장 근처에서 만난 신재웅 한국GM 물류팀 담당장은 “북미 딜러들로부터 차 빨리 받고 싶다는 요청이 계속 들어오는 상태”라고 전했다.
 

트레일블레이저, 양산 1년 2개월 만에 수출 20만대 

이날 인천항에서 선적한 트레일블레이저 신차 2100대는 약 45일간의 항해를 거쳐 미국 동부 뉴저지주 뉴어크 항구에 도착한다.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미국 서부는 35일 정도 걸리지만, 동부는 그보다 열흘가량 더 필요하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같은 플랫폼을 쓰는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각각 판매 순위 2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1분기 미국 판매량(2만5024대)만 놓고 보면 같은 체급의 현대차 코나(2만2610대)보다 많이 팔렸다. 
 
올 1분기 미국 시장 소형 SUV 판매량 그래픽=김주원 zoom@joongang.co.kr

올 1분기 미국 시장 소형 SUV 판매량 그래픽=김주원 zoom@joongang.co.kr

 
한국GM 물류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혹시라도 회사 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선적 일정을 지키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차량 선적장에서 만난 직원들 역시 온도 체크와 손 소독을 한 다음에야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GM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했던 해상 물동량이 최근 회복하면서 수출용 선박·컨테이너를 확보하는 일이 주요 과제가 됐다.
 
반도체 부족 사태와 관련해선 한국GM도 매일 미국 본사와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4월 선적량은 1~3월 대비 다소 줄었다고 한다. 신재웅 한국GM 담당장은 “지난달 공장이 일주일 멈췄지만, 반도체가 들어간 일부 부품을 뺀 채 자동차를 조립하는 결품 생산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GM 미국 본사만 하더라도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연료 관리 모듈이 빠진 차량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6일 수출 선박에 입고 중인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사진 한국GM]

지난달 26일 수출 선박에 입고 중인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 [사진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의 인기를 발판 삼아 한국GM은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연간 흑자를 실제 달성한다면 2013년 이후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지난해 15차례 부분 파업이 벌어졌던 한국GM의 노사 관계가 변수다. 최근 한국GM 노조는 기본급을 월 9만9000원 인상하고, 격려금 4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2021년 임금협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한국GM 임직원의 평균 통상임금을 고려하면 생산직 1인당 약 1000만원씩 임금이 증가하는 요구안이다. 노조 요구에 한국GM 경영진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인천=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