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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진혜원 “필받아 그렸다”…‘겸허한 오징어’ 상표권 신청

중앙일보 2021.05.02 12:28
진혜원 검사가 상표 출원을 한 ‘겸허한 오징어’ 캐릭터. 사진=특허청 공고문

진혜원 검사가 상표 출원을 한 ‘겸허한 오징어’ 캐릭터. 사진=특허청 공고문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 검사가 오징어를 의인화한 캐릭터를 상표로 만들어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허청은 지난달 27일 ‘Humble Squid(겸허한 오징어)’라는 상표를 출원인(진혜원)이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는 공고를 냈다. 특허청은 상표 등록에 앞서 2개월 간 공고를 진행한다. 비슷한 상표를 두고 법적 공방이 자주 벌어지는 만큼 최종 등록에 앞서 이해관계자가 공고를 본 뒤 이의제기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별다른 이의제기가 없다면 6월말 즈음에는 상표권이 등록된다. ‘겸허한 오징어’는 진 검사가 그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종종 자신을 지칭하며 사용하던 표현이다.
 

특허청, 4월 27일 ‘겸허한 오징어’ 상표 출원 공고

 
공고에는 ‘출원인이 독창적으로 개발한 Humble체(알파벳)와 겸허한오징어체(한글), 중절모를 쓴 5족 오징어 수컷의 웃는 얼굴, 속눈썹이 긴 5족 오징어 암컷의 웃는 얼굴과 어우러져 흥겨움과 재미, 행복과 즐거움을 상징하고, 수컷 5족 오징어는 손가락으로 OK 표시를 함으로써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긍정과 낙관을 나타냄’이라고 설명돼 있다. 출원일은 지난해 8월 10일이다.
 
상표를 출원한 분야는 ▶문방구, 사진 인쇄물 ▶가죽 가방 및 지갑, 애완동물 의류 ▶신발, 속옷 ▶광고 및 마케팅업 ▶미술관, 학원 ▶법률 자문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했다. 대형 법무법인의 특허 전문 변호사는 “이 정도 분야에서 상표를 출원하려면 특허청에 내는 등록 비용만 100만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 전문가 “등록 비용만 100만원 넘을 것”

 
현직 검사가 상표를 출원하는 건 이례적이다. 공무원 신분으로 상표를 배타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등록할 일이 별로 없는 까닭이다. 공무원이 공무상 취득한 정보 등을 이용하지 않는 한 상표를 등록하는 건 문제가 아니다. 다만, 실제 상표권을 이용해 영리행위를 하기 위해선 겸직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권에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온 진혜원 검사는 그동안 ‘겸허한 오징어’와 관련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종종 쓰곤 했다.
 
진혜원 검사가 지난해 7월13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그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라는 글을 적어 “현직 검사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사진=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진혜원 검사가 지난해 7월13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그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라는 글을 적어 “현직 검사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사진=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지난해 8월 27일 진 검사가 서울동부지검으로 배치된 뒤 야권에서 “진 검사가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을 할 것”(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란 비판이 나오자 그는 “서울 지역을 지망하지 않았다. 제주도 지망했다”는 글을 썼다. 해당 글에 ‘겸허한 오징어’ 사진을 첨부한 그는 “얼마 전 일기 쓰다가 필 받아서 그린 Humble Squid 문장이다. 왜 다리가 다섯 개냐는 질문은 받지 않는다”고 적었다.
 

진혜원, “일기 쓰다 필 받아서 그린 겸허한 오징어”

 
앞서 진 검사는 지난해 7월 13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과 함께 “권력형 성범죄 자수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2차 가해’ 논란을 빚었다. 나흘 뒤 진 검사는 이를 거론한 뒤 “겸허한 오징어 실물이 전국에 방송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더 겸허하겠다”며 “방송도 해 주고, 무료로 광고도 해 준 분들께 감사하다. 성형외과 운영한다는 원장님들이 견적 좀 내보자고 메신저 주시지만 그냥 계속 겸허하겠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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