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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점 1000억원,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이 왜 거기서 나와?

중앙일보 2021.05.02 11:30
5월 1일부터 한달간 매일 오후 8시21분에 상영되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애니메이션. [사진 이은주]

5월 1일부터 한달간 매일 오후 8시21분에 상영되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애니메이션. [사진 이은주]

[사진 이은주]

[사진 이은주]

 
[사진 이은주]

[사진 이은주]

 

코엑스 K-POP스퀘어 스크린
5월 한 달간 저녁 8시 21분
2분 30초 애니메이션으로
런던,뉴욕,LA,도쿄도 나란히

1일 밤 8시가 넘자 서울 코엑스 K-POP 스퀘어에 사람들이 한둘씩 모여들었다. 5월의 날씨치고는 바람도 불고 쌀쌀했지만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뭔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오후 8시 21분.  21m 높이의 LED 스크린에 노랑, 초록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색채의 들판이 펼쳐지고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스크린에서 2분 30초 동안 선보인 것은 세계 미술시장에서 작품값 하나가 1000억원이 넘는 세계적인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83)의 신작 애니메이션 영상. 사람들은 호크니의 작품이 세계 최초로 서울 거리에서 선보인 역사적인 순간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모두 숨을 죽였다. 
 
작품 제목은 '태양 혹은 죽음을 오랫동안 바라볼 수 없음을 기억하라'(Remember you cannot look at the sun or death for very long). 작가가 최근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그린 해돋이 풍경을 1분 15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것이다. 자신의 작품을 세계 5대 도시 공공장소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하는 데 대해 매우 기뻐했다는호크니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대형 스크린에 펼쳐질 나의 작품과 마주할 모든 사람이 이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5월 한 달동안 이곳에서 매일 같은 시간 오후 8시 21분에 2회 연속(총 2분30초간) 상영될 예정이다. 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지만, 같은 작품은 런던 피커딜리 라이트, 뉴욕 타임스퀘어, 로스앤젤레스 웨스트 할리우드, 도쿄 유니카 비전 등에서도 시차를 두고 상영된다. 매일 1회씩 상영된다. 
 

초대형 스크린, 거리의 캔버스로 변신  

[사진 이은주]

[사진 이은주]

이번에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을 세계 5개 도시 공공 장소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개한 것은 영국에 기반을 둔 예술 플랫폼 서카(CIRCA)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코로나19의 한 가운데서 세계에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서카는 5월 한 달간 호크니의 작품을 선보이는 데 이어 매월 작가를 새롭게 선정해 소개할 계획이다. 
 
1일 영상 인터뷰를 통해 한국 기자들을 만난 서카 설립자이자 예술감독인 조셉 오코너(31)는 "지난해 10월에 런던에서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을 선보인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며 "도시 한가운데서 상업광고를 잠시 멈추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코너는 "많은 사람은 갤러리에 가는 것을 무섭게 여기고 있다"며 "우리에게 영감을 줄 예술작품을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지 않고도, 호크니가 누구인지 몰라도, 스크린을 통해 누구나 쉽게 작품을 접하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호크니는 이같은 뜻에 크게 공감하며 지난해 말 한 달간 함께 토론하며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그는 전했다. 
 
오코너는 "지금이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예술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미래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호크니와 자연, 그리고 봄

[사진 바라캇]

[사진 바라캇]

[사진 바라캇]

[사진 바라캇]

호크니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아티스트로 꼽히는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지난 2018년 그의 회화 작품 '예술가의 초상'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019억원에 팔힌 바 있다. 
 
196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한 그는 회화, 드로잉, 판화 등으로 다양한 작업을 해왔으며 2009년부터는 아날로그 매체에서 벗어나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는 등 디지털 매체를 수용하는 데도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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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인물과 풍경 등을 그려온 그는 자연과 봄을 매우 중요한 소재로 다뤄왔다. 이번 작품은 2019년부터 살고 있는 프랑스 노르망디의 집 부엌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호크니는 최근 저서 『취소 불가의 봄(Spring Cannot Be Cancelled)』을 냈으며 오는 23일부터는 영국 왕립예술아카데미 에서 '2020년 노르망디, 봄의 도래'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연다. 
 
한국에서의 협업엔 CJ파워캐스트와 바라캇컨템포러리가 참여했다. 이명형 CJ파워캐스트 상무는 "희망의 메시지를 나누는 이번 프로젝트에 코엑스 K-POP스퀘어가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대중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선 바라캇컨템포러리 이사도 "전세계가 한목소리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역사적인 순간에 한국이 동참하게 돼 기쁘다"며 "예술이 우리 일상을 밝게 비추는 해돋이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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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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