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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은성수·바이든 입에 쏠린 시선… 심난한 코인 투자자들

중앙일보 2021.05.02 00:03
韓 거래소 폐쇄, 美 부자 증세에 출렁이는 코인시장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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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코인도란

 
‘다사다난(多事多難)’. 코인시장에 어울리는 말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1년에 걸쳐 벌어질 일들이 코인 세계에는 일주일 단위로 벌어진다. 지난주 코인시장에서는 한국과 미국 양국의 규제가 시장 불안을 키웠다.
 

국내에선 어떤 일이? “모든 거래소 폐쇄될 수 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이다. 2018년 1월11일, 박 전 장관은 “거래소 폐쇄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패닉에 휩싸였다. 그 발언을 시작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다. 3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지나 드디어 시장에는 봄이 오는가 싶었다.
 
이번에는 금융당국의 수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9월24일 이후 거래소는 모두 폐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당국은 시장 혼란을 우려, 6개월의 유예기간을 줬다. 그 기간 안에 신고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거래소는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다.
 
아직까지 신고 등록을 마친 곳은 없고, 9월24일까지 신고를 완료하지 못하면 모든 거래소가 문을 닫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아직 마감 시한이 한참 남았다. 이 시점에 거래소 폐쇄 운운하는 건 너무 나간 발언이다. 마치 ‘아직까지 수능 원서 접수를 한 수험생이 아무도 없으니 누구도 대학에 입학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언론과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았지만, 은 위원장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시세보다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김프)’이 크게 줄었다. 한때 20%를 웃돌던 김프가 은 위원장의 엄포 덕분에 한 자릿 수로 내려왔다. 김프는 국내 투자자들의 암호화폐 투자 열기를 계량화한 수치다. 김프가 내려왔다는 건 한껏 달아오른 투자 열기가 식었다는 의미다.
 

바이든의 부자 증세, 코인을 저격하다

 
 
암호화폐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호재가 묻힌 느낌이다. 모건스탠리가 출시한 비트코인 펀드는 2주만에 322명의 고액자산가들에게 2940만달러어치가 팔려나갔다. 캐나다에서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4개로 늘었다. 최근에는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비트코인 인버스 ETF도 등장했다. 인버스 상품의 등장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거 아닌가 우려할 수 있지만, 상승과 하락 양방으로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기관들의 참여가 활발해진다. 장기 호재다.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 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코인베이스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4월 22일 기준으로 아크가 보유한 코인베이스 주식은 157만주로 늘었다. 그만큼 향후 코인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호재만 넘치는 줄 알았던 시장에 비보를 던진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추진한다. 나라살림에서 씀씀이가 커지는데 적자를 보지 않으려면 수입을 늘려야 한다. 결국 증세를 할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이 100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 자본이득세를 현행 20%에서 39.6%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코인시장에도 충격이 왔다. 최종적으로 부자 증세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지 모르지만, 분명한 악재다.
 

위클리 코인: 이더리움, 소리없이 강하다

 
 
최근 극강의 변동성을 자랑하는 도지코인에 묻혔지만 소리 없이 강한 건 이더리움이었다. 주춤한 비트코인 가격과 관계없이 이더리움은 상승폭을 확대해 나갔다. 지난 4월 23일 새벽 26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ATH)를 다시 썼다. 비트코인과 비교한 가격은 201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0.04BTC로 올라섰다. 이더리움의 시가총액 점유율(도미넌스)은 14.5%로, 역시 201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강세 요인은 크게 3가지다. 먼저, 수급이 좋다. 캐나다 증시에 최근 이더리움 ETF 3개가 무더기로 상장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에도 최근 관심을 보이는 기관이 늘었다. 비트코인에서 나타났던 가격의 레벨업이 이더리움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둘째, 이더리움이 플랫폼 체인으로써의 존재를 입증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업체 메사리에 따르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1분기 온체인 거래량이 1조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개 분기의 온체인 거래량 합보다 많은 수치다. 온체인 거래량이 많다는 건 이더리움이 플랫폼 체인으로 제대로 기능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이더리움 수급 측면에서 획기적 변화를 불러 올체인 개선 제안(EIP-1559) 적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더허브 창업자는 지난 2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EIP-1559가 도입되면 이더리움에서 모든 트랜잭션마다 이더리움(ETH)이 소각된다. 모든 청산, 모든 이더 이체, 모든 레이어 2 증명, 모든 탈중앙화거래소(DEX) 거래, 심지어 모든 러그 풀(Rug pull)마다, 어떤 트랜잭션이든 상관없이 계속 이더가 소각된다”고 말했다. 곧, EIP-1559가 적용되면 소각을 통해 공급이 획기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이더리움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 또 연준, 그리고 바이든

 
 
4월26일 테슬라 실적이 발표된다. 인과관계는 없지만 테슬라 주가와 비트코인 가격에는 상관관계가 있다. 테슬라 실적과 그에 따른 주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자산시장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도 눈여겨 봐야 한다. 4월29일 연준이 회의(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리는 동결이 예상되지만 시장의 관심은 FOMC 이후에 나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시장에 대한 메시지에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도 주목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자본 소득세 인상 제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가족 계획’의 일환이며, 이와 관련된 내용을 4월28일 의회 연설에서 발표한다. 발표를 듣고 투자자들이 내년에 이 제안이 입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코인을 포함한 자산 시장에는 또 한번 충격이 올 수 있다.
 
※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주식·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구독·좋아요·알림설정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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