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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

중앙선데이 2021.05.01 00:33 734호 1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오는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0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면 정상회담이 조기에 개최되는 것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같은 회담 일정을 발표했다. 같은 시간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긴밀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함께하길 고대한다”며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은 철통 같은 동맹과 양국 정부·국민·경제의 깊고 광범위한 유대를 더욱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취임 후 스가 이어 두 번째

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21일 만에 성사되는 한·미 정상의 첫 대면 만남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 정상을 초청한 것은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이어 두 번째다.
 
청와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진전을 위한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 방안이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내에서는 “한·미 정상이 조만간 발표될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정책을 바탕으로 북한에 대해 공동 성명에 준하는 메시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면 한반도 전략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쿼드(Quad)’ 가입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의회 연설에서 “유럽의 나토처럼 인도·태평양에서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중 경쟁의 최전선에 쿼드를 축으로 한 동맹 체제를 내세웠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의제 협의 과정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쿼드와 관련해 어떤 요구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백악관이 쿼드를 정상회담 의제로 다루기로 했다’는 기사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실제 회담에서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언급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외교가에서 흘러나온다.
 
코로나 백신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정 수석은 이날 코로나 관련 의제를 소개하며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한 대응 협력”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 최근 전 세계에 백신을 공급할 의사를 밝힌 가운데 한국을 ‘백신 생산 허브’로 지정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서 쿼드 가입, 백신 협력 논의 가능성
 
백신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제약사의 지적재산권을 일시 정지시켜 해외에서 저렴하게 대량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한국도 백신의 글로벌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외교적·경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얽혀 있어 정상회담 의제가 확정되기 전에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인사도 “미국을 비롯해 다수의 국가들이 백신 생산과 관련한 한국의 역할과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게 확인된 것 자체가 보람 있는 일”이라면서도 더 이상의 언급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는 미국의 전향적인 백신 공급 계획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백신 허브 계획과 관련해서는 “지적재산권 정지를 비롯해 해외 공장 건설 등은 민간의 영역으로, 정상외교를 통해 강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내부 검토가 있었다고 한다.
 
대신 정상회담을 통해 이미 추진 중인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위탁 생산(CMO)과 유사한 방식으로 국내 생산분을 늘리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현재 모더나 백신 생산 후보 업체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녹십자·한미약품 등이 꼽힌다.
 
쿼드 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 고위 인사는 “한·미는 이미 ‘한국이 쿼드에 사안별로 협조할 것은 협조한다’는 취지의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쿼드에 가입하는 방식이 아닌, 주요 사안별로 쿼드 체제를 지원하는 방식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과 한국과의 특수 관계를 고려한 일종의 타협안”이라며 “그런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쿼드 가입 문제가 공식 의제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 3월 방한해 ‘한·중 관계가 복잡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쿼드는 비공식 협의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에 참여하기 어려운 한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뜻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이란 주장을 폈다.
 
이번 회담에선 안보와 백신 문제 외에도 경제 통상 분야 협력 방안과 기후변화 문제 등도 논의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인 등을 포함해 수행단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회담 방식도 스가 총리의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일 정상은 지난달 16일 정상회담 때 햄버거를 앞에 두고 20분간 대화를 나눈 것 외에 별도의 오·만찬 회담을 하지 않았다.
 
강태화 기자,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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