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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블랙리스트’ 항소심 시작…치열한 법리 공방 예고

중앙일보 2021.04.30 17:42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측과 검찰이 30일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향후 치열한 법리 공방전을 예고했다. 김 전 장관은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6-1부(김용하 정총령 조은래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지난 2월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이날 법정에는 신 전 비서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1심 판결로 법정 구속된 김 전 장관은 불출석했다. 앞서 1심에서 김 전 장관은 징역 2년 6개월을, 신 전 비서관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향후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검찰 측이 항소이유를 밝힐 프레젠테이션(PPT) 시간이 “1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하자 변호인 측은 “추가 증인을 채택하겠다”며 “구술 변론에는 2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맞섰다.
 

法 석명요청…1심과 판단 달라질까

재판부는 이날 양측에 1심에서 유죄판결이 난 혐의에 대해 직권남용죄 등이 성립될 수 있는지 석명(釋明:사실을 설명하여 내용을 밝힘) 요청을 했다. 1심에서 김 전 장관과 신 전 비서관의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 판단을 내린 만큼 범죄 성립 여부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함이다.
 
지난 2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석명요청 내용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임원 2명의 ‘연임 명령’에 대한 법적 근거와 증거 ▶피고인이 ‘내정자의 존재’를 모른 비당연직 임원추천위 업무를 방해했다는 법적 근거 ▶환경부 인사 세칙과 공무원 인사규정 19조의 관계 설정 여부 등이다.
 
해당 내용은 항소심 공판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1심 재판부는 “후임자가 임명되기 전까지 근무할 생각이었지만 환경부의 사표 제출 요구로 2018년 1월 사표를 제출했다”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임원 2명의 진술을 받아들여 김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했다. 
 

1심, 사표 강요·직권남용 유죄

김 전 장관 등은 2017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환경부 공무원을 시켜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 내게 하고 그 자리에 청와대 추천 후보자가 임명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사표 제출을 거부하는 임원들을 표적 감사한 혐의도 있다.
 
1심은 지난 2월 9일 김 전 장관이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사표 제출을 요구하고 채용에 개입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사표를 제출한 공공기관 임원 13명 중 이모 전 국립생태원장을 제외한 12명의 사표에 대해서만 직권남용죄를 인정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선고 직후 “예상 못 한 판결”이라며 곧바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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