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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급보상” 안팎서 샌드위치 압력받는 윤호중…홍남기 "NO"

중앙일보 2021.04.30 17:38
“5월 임시국회에선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관한 제도화에 속도를 내서 하루빨리 피해 계층에 힘이 되도록 하겠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밤 본회의를 마친 뒤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초·재선을 중심으로 거세게 쏟아졌던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을 소급적용 주장에 대한 반응이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브리핑에서 "여당이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초선인 민형배 의원은 “소급적용을 안 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야당도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니 당에서 어떻게든 정부를 설득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민주당 초선의원은 3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소급적용 없이 소상공인 손실보상법만 통과시키면 하고도 욕먹는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야당에서 시작된 손실보상법 소급적용 압력은 민주당 내부로 확산돼 원내지도부에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소급적용을 당론으로 정했고,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12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문제에선 정의당도 국민의힘과 한 편이다. 류호정 의원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지난 29일부터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촉구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류 의원은 “여당이 몇 달째 지지부진하게 끌고 있어서 과연 처리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며 “법이 통과될 때까지 여기서 무기한 일하고 자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영업제한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의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 1월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가 공식화했다. 민주당은 손실보상법을 포함한 코로나 상생연대 3법(손실보상, 이익공유, 사회연대기금) 추진을 주도했고 민주당 일각의 소급적용 주장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퇴임하고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해 뒤뚱거리는 사이 야당들이 치고 나온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손실보상 소급적용은 민심을 얻고자 민주당이 먼저 꺼낸 정책인데 야당이 주도하는 판으로 바뀌었다”며 “법을 처리하고도 야당에 등 떠밀려 한 모양새가 되면 지지율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30일 민주당 비대위 마지막 회의를 마친 뒤 “손실보상 문제는 이견이 거의 없는 수준까지 왔다”며 당 내부 의견은 소급적용으로 모여졌음을 시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마음 급한 민주당을 가로막고 있는 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이다. 최근 유임설이 돌고 있는 홍 부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와 “소급해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의 균형 문제로 잘못 설계하면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 올 수 있다”며 “이미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여력을 최대한 동원해 네 차례 추경을 했고 소상공인에게 현금 지원을 15조원 했다”고 버텼다. 소급적용을 주장해 온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기준과 상한을 정하는 게 까다로워 특별한 손실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주저하는 건 관료 편의주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3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정부를 설득할 준비를 하고 있고 정부도 절대 안 된다는 입장까지는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같은 날 “다음 달 2일 선출될 차기 당 지도부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도 중요한 변수”라며 “그때까지는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밖에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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