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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빚도, 직원 수도 역대 최고…청년채용은 줄었다

중앙일보 2021.04.30 15:25
공공기관이 지고 있는 빚이 545조원으로 불었다. 역대 최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공공기관은 정원을 늘렸지만 청년 채용은 줄였다.  
 
30일 기획재정부는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를 공시했다. 지난해 350개 공공기관의 부채 총액은 544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조9000억원(3.4%) 증가했다. 2018년 이후 3년 연속 늘어나며 해마다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지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사전브리핑.   왼쪽부터 김정애 경영관리과장, 정남희 재무경영과장, 우해영 공공정책국장, 고재신 총괄과장. 연합뉴스

지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사전브리핑. 왼쪽부터 김정애 경영관리과장, 정남희 재무경영과장, 우해영 공공정책국장, 고재신 총괄과장. 연합뉴스

 

한전ㆍLH 각각 빚 3조 넘게 늘어  

한국전력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빚이 특히 많이 늘었다. 지난해 한전의 부채(이하 연결재무제표 기준)는 132조5000억원으로 1년 만에 3조8000억원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탈(脫)석탄ㆍ원자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한전은 설비 투자를 늘렸고, 빚도 따라 늘었다.  
 
LH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채는 3조1000억원 증가해 129조7000억원으로 올라섰다. 공공주택 공급 확대 등 정부 정책이 LH 부채 상승으로 이어졌다.
 
다만 공공기관 전체로 보면 부채보다 자본이 더 많이 늘어 건전성 지표인 부채 비율(자본 대비 부채)은 소폭 개선됐다. 지난해 공공기관 자본 총액은 357조6000억원으로 1년 사이 23조7000억원(7.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개선, 정부 출연ㆍ출자 확대, 자산 평가액 상승 등 이유에서다. 덕분에 공공기관 평균 부채 비율(자본 대비 부채)은 2019년 157.8%에서 지난해 152.4%로 5.4%포인트 하락했다.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특별본부 앞 보행자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특별본부 앞 보행자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코로나19로 한전ㆍ건보공단 흑자 전환

지난해 공공기관의 돈벌이는 괜찮았다. 5조3000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2019년(8000억원)과 비교해 5배 넘게 불었다. 공공기관이 경영을 잘했다기보다는 외부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국제 연료가격이 추락한 덕분에 지난해 한전은 2조1000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3년 만에 흑자 전환이다.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적자였던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지난해 1조6000억원 당기순이익을 봤다.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수입이 늘어난 데다, 코로나19로 병원ㆍ약국 이용이 크게 줄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반대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기관도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2조400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로 빠졌다. 유가 하락, 생산 감소 등 영향이다. 코로나19로 비행기 운항이 급감한 인천공항공사(-4000억원), 영업 제한과 휴업을 거듭한 강원랜드(-3000억원)도 손실 폭이 컸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공공기관 임직원 수(정원)는 늘었다. 지난해 43만6000명으로 1만5000명(3.7%) 증가했다. 지난해 40만 명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빠르게 상승 중이다. 반면 2019년 4만1000명이었던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 3만 명으로 1만 명 쪼그라들었다. 
 
공공기관 신규 채용이 줄어든 건(전년 대비)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가 여전하던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청년 채용도 2019년 2만8000명에서 지난해 2만3000명으로 5000명 감소했다. 줄어든 신규 채용의 절반은 청년 채용이었단 의미다. 
 

공공기관 전체 정원은 늘었는데 신규채용 감소 

신규 채용이 줄어든 데 대해 우해영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자율정원조정제도 운용, 2018~2019년의 정규직 전환 등에 따른 기저효과(비교 대상이 되는 통계 수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아 나타나는 통계 착시)”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8년 4급 이하 실무 인력을 공공기관에서 자율적으로 뽑도록 한 제도(자율정원조정제도)를 도입했다가 2년 만에 폐지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2018~2019년 대규모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이뤄졌다. 우 국장은 “2018년과 2019년 3만4000명, 4만100명으로 일시적으로 높아진 부분을 제외한다면 신규 채용은 계속된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KIC 제공=연합뉴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KIC 제공=연합뉴스

공공기관장 연봉 1위는 KIC 

공공기관장 가운데 ‘연봉킹’ 자리는 2019년에 이어 지난해도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차지했다. 1년 전보다 1500만원 늘어난 4억6500만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한국예탁결제원 사장(4억1500만원), IBK기업은행장(4억1300만원) 순이었다.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관은 울산과학기술원(1억1700만원)이었고 2위는 KIC(1억1400만원), 3위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1억1300만원)이었다.
 
한편 지난해 공공기관 직원 중 육아 휴직을 사용한 사람은 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8.4% 늘었다. 민간 기업(6.2%)보다 상승 폭이 컸다. 공공기관 직원 중 남성 육아 휴직 사용자는 3240명으로 전년 대비 22.6% 급증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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