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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컬렉션 기증 계기, "송현동에 국립근대미술관 건립하자"

중앙일보 2021.04.30 11:57
이중섭, 황소.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이중섭, 황소.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1954.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박수근 '절구질하는 여인',1954.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추진하자" .

28일 이건희 컬렉션이 국가에 기증된 가운데 아예 국내 각 미술관에 흩어져 있는 근대 미술품을 한자리에 모아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화예술인 100여 명 성명
"한국만 근대미술관 없어"

미술가·평론가·미술사가 등 미술인 100여명은 30일 오전 성명을 내고 "삼성가에서 국가에 기증한 근대미술품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근대미술품 등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근대미술품을 한곳에 모아 국립근대미술관을 건립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국립현대미술관만 있는 기형구조 탈피해야"

이들은 "문화예술계는 지난 20여년 전부터 근대미술이 현대미술관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기형적인 상황이 이어져 왔다"면서 "이번 기회에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립근대미술관은 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근대미술작품2000여 점)과 이번 삼성가 기증 근대미술품 1000여 점 등을 기반으로 설립하고 그 안에 ‘이병철실’과 ‘이건희실’과 상설, 기획전시실을 두어 금번 삼성가의 기증 뜻을 기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이야말로 국립근대미술관이 없는 기형적인 구조를 타개할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한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29일 저녁 모임을 갖고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주비위를 결성했으며, 5월 초 준비위 또는 발기인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지호. 복사꽃이 있는 풍경. [사진 전남도립미술관]

오지호. 복사꽃이 있는 풍경. [사진 전남도립미술관]

유영국, 산. [사진 전남도립미술관]

유영국, 산. [사진 전남도립미술관]

주비위원은 김종규(국민문화유산 신탁 이사장), 신현웅(전 문화관광부 차관), 오광수(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원복(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윤철규(미술사, 전 서울옥션 대표), 최열(미술사가, 전 문화재전문위원), 정준모(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등이다. 이밖에 서양화가 박서보, 한만영, 김택상, 김근태, 정복수, 신수철, 김덕한, 오지윤, 한영섭, 윤형재, 이영림, 김현실, 언론인 이무경, 신세미, 이규현, 디자이너 명계수, 사진 이진영, 미술품 수복전문가 강정식, 갤러리스트 우찬규, 이현숙, 최웅철, 박혜경, 조각가 심문섭, 이종안, 양화선, 정현, 심영철, 최정주(전 제주도립미술관장), 최은주(현 대구시립미술관장), 김언정(고양문화재단) 등 100여명이 주비위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 문화공원 부지에 국비로 건축"제안  

이들은 이번 성명에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서울시 소유로 전환된 송현동 문화공원부지를 서울시가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비로 건축해서 국립근대미술관을 설립하는 방안하자"는 것이다. 이 부지는 원래 미대사관 숙소로 사용되다 삼성생명이 미술관 건립을 위해 매입했던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뜻이 깊다. 
 
이들은 이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선재미술관, 풍문여고 부지에 개관에정인 서울공예박물관과 인사동을 연결시켜 문화예술클러스터로 조성한다면 시너지가 대단히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세종시로 이전한 행정부가 자리했던 현 ‘정부서울청사’를 제안했다. "이 건물은 정부와 관료조직이 중심이 되어 한국의 근대화, 산업화를 견인해 낸 상징적인 장소인 동시에 국가 상징 거리인 세종로에 자리한다는 점에서 근대미술과 상징적으로 맞아떨어진다는 의미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에 근대미술관이 없다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대개의 국가에 현대미술관은 없어도 근대미술관은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1968년 근대미술관없이 현대미술관이 들어서는 왜곡된 구조로 지금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오르세,영국 테이트 브리튼처럼... 

프랑스의 경우 우리의 중앙박물관 역할을 루브르미술박물관이, 퐁피두 센터내의 현대미술관이 우리의 국립현대미술관 역할을 맡고 있다. 근대미술은 쥐드폼이나 오랑제리, 루브르와 퐁피두에 분산 소장되어있던 근대미술품을 근대미술 전문관으로 1986년 개관한 오르세미술관으로 통합했다. 영국의 경우도 테이트 모던은 글로벌한 영국과 해외현대미술을 전문으로 다루며, 테이트 브리튼은 영국의 근대를, 영국박물관은 고대유물중심관,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은 르네상스 이후 근대이전을 다루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국립박물관, 국립서양미술관, 국립근대미술관, 우에노 현대미술관, 도쿄 현대미술관 등을 두고 장르와 소장품을 연대별로 구분해 수집·조사·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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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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