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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은 국힘?“원칙 공감했다”는데 산으로 가는 국힘·安 합당

중앙일보 2021.04.30 11:51
원칙만 공감했고 각론은 동상이몽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동력이 떨어진 가운데 논의가 하반기까지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장풀)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3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현장풀)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3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 29일 오전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입을 모아 “당 대 당 통합 원칙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독대한 두 사람은 이날 오전 각각 지도부 회의와 백브리핑에서 “세부적인 내용은 국민의힘 후임 원내대표가 뽑히면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선 ‘합당을 번갯불 콩 구워먹듯 할 일이 아니다’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29일 오전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일부 비대위원들이 “우리는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전혀 모른다. 뭘 어떻게 믿어야 하느냐”고 성토했다고 한 비대위원이 전했다. 이 비대위원은 “주 권한대행이 ‘안 대표가 지분요구도 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의 당명을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며 “비대위원들은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때도 말이 계속 바뀌었는데, 문서도 없이 그 이야기를 어떻게 믿느냐’고 되물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주 권한대행이 ‘합당을 하자는 거냐 말자는 거냐’며 불쾌감을 비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의원들 내에선 “주 권한대행이 합당을 자기 전리품처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주 권한대행이 당 대표 선거에 나가려고 빨리 합당의 모양을 갖추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실제 진전된 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 당명을 그대로 받기로 했단 건 금시초문”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주 권한대행이 ‘당명은 현재 내가 판단할 수 없다’고 얘기한 거지, 당명을 두고 구체적인 논의를 한 건 없다. 그 문제에 대해 양당 내 의견이 다양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안 대표 본인이 ‘그런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을 향해 “개혁과 혁신, 야권 지지층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점도 통합의 변수다. 개혁의 정도와 방법을 두고 양당 간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서다. 안철수 대표는 3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통합의 세 가지 원칙은 ▶대선 승리를 위해 야권 지지층을 넓히고 ▶중도실용정치의 길을 가고 ▶개혁하고 혁신하는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 없이 무조건적으로 (야권으로)정권교체를 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국민의힘 내에선 탄핵불복론과 ‘적폐청산 수사’를 담당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사과 요구 등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에선 “더 큰 통합을 위해선 이런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2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탄핵, 국정원 댓글 등 이른바 ‘적폐’ 관련 문제로 수사대상에 올랐던 분들에 대해선 통합을 위해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도 “젊은 층에선 여전히 ‘국민의힘은 아니다’란 우려가 있다. 과거 적폐로 불렸던 사안들은 떼어내고 통합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신분확인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양당 밖 원심력도 여전히 크다. 두 당이 합당하더라도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당 밖에 있으면 합당의 파급력이 크게 약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백신을 맞기 위해 서울로 복귀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 장외의 ‘윤석열 러브콜’이 있으면 합당 논의가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3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단순히 합치는 게 아니라 그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도 필요해서, 그러면 제일 좋은 시기가 언제일까에 대해선 서로 의논해야 한다”고 말했다. “3월 전”이라고 시점을 넓게 잡았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가을까지는 다 끝내고, 9월부터는 통합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돼야 한다. 최대한 윤 전 총장까지 포함한 대통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시기가 언제일지 공은 전적으로 국민의힘에 달렸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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