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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G 원격 수술 잇따른 성공, 한국은 언제쯤?

중앙일보 2021.04.30 11:00
4월 19일 중국 라싸(拉萨)시 인민병원. 5G 기술과 로봇을 결합한 원격 정형외과 수술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환자와 집도의는 라싸에 있었지만, 전체 수술을 총괄한 것은 3000km 떨어진 베이징(北京)의 의료진이었다.
 

베이징-라싸 3000km 실시간 연결로 정형외과 수술 성공
원격의료, 도시-농촌 의료 수준 격차 해결 방안으로 꼽혀

중국에서 원격 수술을 진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1-2년 사이 5G 통신을 활용한 중국의 원격 수술 성공 사례가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원격 수술을 통해 환자들의 시간 및 경제적 부담을 덜고, 산간벽지의 의료 환경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로봇 원격 수술 센터 현장 [사진 베이징르바오]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로봇 원격 수술 센터 현장 [사진 베이징르바오]

 

베이징-라싸 3000km 거리 실시간 연결

 
이번 원격 수술은 베이징 지수이탄(积水潭) 병원 로봇 원격 수술 센터와 라싸 인민병원 수술실을 5G 통신기술로 실시간으로 연결해 진행됐다.  
 
라싸시 인민병원이 32세 대퇴골 골절 환자의 수술 영상을 전송, 베이징 의료진의 원격 가이드에 따라 골절된 뼈를 제자리로 복위(复位)시킨 다음 수술 로봇의 위치를 잡아 환자의 대퇴골 경부를 나사 3개로 고정시켰다.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로봇 원격 수술 센터 현장 [사진 베이징르바오]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로봇 원격 수술 센터 현장 [사진 베이징르바오]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로봇 원격 수술 센터 현장(왼쪽), 라싸시 인민병원, 원격 수술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한 통신차량(오른쪽) [사진 신화통신]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로봇 원격 수술 센터 현장(왼쪽), 라싸시 인민병원, 원격 수술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한 통신차량(오른쪽) [사진 신화통신]

5G 기술와 정형외과 로봇팔을 결합한 ‘톈지(天玑) 정형외과 로봇’은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을 비롯한 산학연 연구팀이 지난 10년 간 연구해 온 성과다.  
 
이들 연구팀은 지금까지 이 수술 보조 로봇을 활용해 중국 전역에서 1만 5000건 이상의 정형외과 수술을 진행했다. 지난 3월에도 안후이(安徽)성 쑤저우(宿州)시 제1인민병원을 원격으로 연결해 종골(발뒤꿈치 부위) 골절 수술을 성공시켰었다.
중국 시짱자치구 라싸시 인민병원 정형외과 의사가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의료진의 원격 지도에 따라 로봇을 이용한 정형외과 수술을 진행했다. [사진 신화통신]

중국 시짱자치구 라싸시 인민병원 정형외과 의사가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의료진의 원격 지도에 따라 로봇을 이용한 정형외과 수술을 진행했다. [사진 신화통신]

중국 시짱자치구 라싸시 인민병원 정형외과 의사가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의료진의 원격 지도에 따라 로봇을 이용한 정형외과 수술을 진행했다. [사진 신화통신]

중국 시짱자치구 라싸시 인민병원 정형외과 의사가 4월 19일 베이징 지수이탄 병원 의료진의 원격 지도에 따라 로봇을 이용한 정형외과 수술을 진행했다. [사진 신화통신]

 
중국 최초로 5G를 활용한 원격 외과수술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3월 16일, 하이난(海南) 싼야(三亚) 소재 인민해방군 하이난 병원(海南医院) 신경외과 전문의가 3000km 떨어진 베이징 인민해방군 병원에 있는 파킨슨 병 환자를 대상으로 뇌심부 자극술을 원격으로 진행해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당시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뇌심부 자극술을 원격으로 성공했다는 소식에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원격 수술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5G 통신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4G 시대에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능해지면서 원격 수술 및 진료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2019년 3월 16일 하이난 싼야와 베이징을 원격으로 연결해 진행된 수술 현장 [사진 소후닷컴]

2019년 3월 16일 하이난 싼야와 베이징을 원격으로 연결해 진행된 수술 현장 [사진 소후닷컴]

 
지난해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 19도 중국의 원격 진료 발전을 부추겼다. 2020년 도시가 봉쇄되고 이동이 자유롭지 못했을 시기, 비대면 바람을 타고 중국의 인터넷 병원들이 빠르게 세를 불렸다. 핑안굿닥터(平安好医生), 징둥헬스(京东健康)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 19 발발 이후 전세계적으로 비대면 원격 진료가 빠르게 늘어났다. 국내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연말 기준 미국 병원의 절반 이상이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핑안굿닥터 [사진 바이두바이커]

핑안굿닥터 [사진 바이두바이커]

 

中 원격 의료 적극 지원, 시장 규모 급성장

 
중국은 땅덩이가 넓고 도시-농촌 간 의료 서비스 품질 격차가 심해 원격 진료가 특히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중국 당국도 원격 진료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14년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원격 진료를 공적의료보험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 분야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원격 의료 업계 자금조달 평균 금액이 건당 1억 7000만 위안(약 292억 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산업연구기관 첸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원격의료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성장곡선을 그렸다. 2019년 시장 규모는 170억 5000만 위안(약 2조 93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코로나 19가 발발한 지난해 216억 위안(약 3조 72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2025년에는 그 규모가 800억 위안(약 13조 78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012-2019 중국 원격 의료 시장 규모 (단위: 억 위안) [사진 첸잔산업연구원]

2012-2019 중국 원격 의료 시장 규모 (단위: 억 위안) [사진 첸잔산업연구원]

2020-2025 중국 원격 의료 시장 (예상) 규모 (단위: 억 위안) [사진 첸잔산업연구원]

2020-2025 중국 원격 의료 시장 (예상) 규모 (단위: 억 위안) [사진 첸잔산업연구원]

 
우리나라는 일찍이 2000대 초부터 원격 의료 시범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합법화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이 갈리며 10년 넘게 난항을 겪어왔다. 의료 수준과 기술력은 중국보다 먼저였지만 제도화 과정에서 주춤한 상황이다.
 
코로나 19 발발 후,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처방 등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서 원격 의료 합법화에 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재계와 벤처업계에서는 “원격 의료는 세계적 추세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원격 진료가 초래할 오진 가능성과 악용 소지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해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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