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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과외하고 방패 나섰다…'암브로시오' 윤석열의 학맥

중앙일보 2021.04.30 05:00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기 전 총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기 전 총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61ㆍ사법연수원 23기) 전 검찰총장이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하면서 그의 주변 인맥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잠행 중인 윤 전 총장의 행보가 간혹 언론에 노출될 때마다 그의 곁엔 학창시절 친구들이 함께 하곤 했다. 사회 각계에 포진된 윤 전 총장의 오랜 친구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암브로시오 윤석열 학맥 대해부


 

‘정책 과외교사’ 나선 대광초 친구들

윤 전 총장은 서울 대광초-중랑중-충암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이 가운데 최근 대광초등학교 출신 친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성북구 보문동 7가에 위치한 대광초는 1966년 개교한 사립학교다.

 
2019년 4월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중앙포토

2019년 4월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중앙포토

 
윤 전 총장의 초등학교 친구 중 대표적인 인물은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그는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입학 당시 이 교수는 키가 1m가 채 되지 않은 왜소한 체격이었던 반면, 윤 전 총장은 당시에도 또래 중에 가장 덩치가 컸다고 한다. 이 교수는 “우리 어머니가 1학년 때 윤 전 총장에게 ‘철우를 잘 보살펴 달라’며 사실상 나를 의탁했던 게 인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집에도 왕래가 잦았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사퇴 이후인 지난달 22일 이 교수 자택을 찾아 그의 부친인 이종찬 전 국정원장에게 인사했다. 윤 전 총장 측 인사는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네가 날 보러 오지 않을 때도 철우는 우리 집에 종종 들러 나한테 인사하고 갔다’며 윤 전 총장에게 인사를 당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11일 노동문제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를 만날 때 동행했던 사람도 이 교수였다. 그는 윤 전 총장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며 항명 논란에 휩싸이고 징계를 받을 당시 특별 변호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이런 두 사람과 가장 친했던 사람은 한승한 세브란스 안과병원장이다. 윤 전 총장의 한 대광초 친구는 “석열이와 승한이, 철우 이렇게 셋이서 ‘3인방’으로 불릴 정도로 제일 친했다”고 전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외교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부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위원을 지냈고 이어 외교통 상부 2차관을 역임했다. 중앙포토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외교부 산하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부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위원을 지냈고 이어 외교통 상부 2차관을 역임했다. 중앙포토

 
최근 윤 전 총장과 외교ㆍ안보 분야 토론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대광초 출신이다. 외교부 2차관 출신의 김 교수와 윤 전 총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영상통화 등으로 이른바 ‘언택트’ 외교ㆍ안보 분야 토론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대광초는 한 학년에 3개 반, 150명 정도의 소규모 학교라 6년을 다니면 누구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장 출신의 박도준 서울대 의대 교수에게선 코로나19 등 보건·복지 분야에 대한 자문도 구한다고 한다. 박 교수도 윤 전 총장의 대광초 친구다.
 

법대 79학번은 ‘일수회’ ‘세수회’ 오프라인 모임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생들과의 관계도 끈끈한 편이다. 이들이 재학 시절 ‘가짜 서울대 법대생’을 밝혀낸 건 유명한 일화다. 1983년 초 서울대 법대 졸업 앨범 제작 책임자였던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찬경이 형’의 이름이 보이지 않자 대학 학적과에 사실관계를 문의했고, 찬경이 형의 법대생 사칭을 밝혀냈다.

 
이 사실을 알고 격분한 윤 전 총장과 남기춘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찬경이 형’을 잡으러 서울 신림동을 뒤졌다는 얘기는 아직도 법조계에 회자되고 있다. ‘찬경이 형’은 수천억 원대 부실대출 비리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다. 가짜 서울대 법대생이던 김 전 회장은 법대 엠티와 동기생들의 결혼식 등에도 대부분 빠지지 않고 참석했었다고 한다.
 
법대 79학번 동기들은 코로나 19 확산 전엔 매월 한 차례씩 정기 모임을 가졌다고 한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활동 중인 동기들의 모임은 일명 ‘일수회’, 강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동기들의 모임은 ‘세수회’라고 한다. 각각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셋째 주 수요일에 만난다는 의미다.

 
법대 79학번 출신의 한 인사는 “동기끼리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원래 정치 이야기는 금기 사항이었지만, 석열이 사퇴 이후엔 이젠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 측 법무 대리인인 이석웅(왼쪽부터), 이완규, 손경식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 행정법원에서 열린 윤 총장에 대한 '정직 3개월' 징계처분 집행정지 신청사건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가운데 선 인물이 이완규 변호사. 김상선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측 법무 대리인인 이석웅(왼쪽부터), 이완규, 손경식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 행정법원에서 열린 윤 총장에 대한 '정직 3개월' 징계처분 집행정지 신청사건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가운데 선 인물이 이완규 변호사. 김상선 기자

 
윤 전 총장 징계 소송의 대리인을 맡았던 이완규 변호사는 법대 79학번이자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생이다. 그는 검찰 재직 당시 대표적인 형사법 전문가로 꼽혔다. 최근 근무하던 로펌을 떠난 이 변호사는 5월 초 개소를 목표로 ‘논정(論正ㆍ정의를 논한다) 법치 문화 연구소’를 준비 중인데, 이를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윤 전 총장의 ‘싱크탱크’ 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변호사는 “지난해 5월 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재직 시절인 지난 2015년부터 구상한 이름”이라며 선을 그었다.

 

‘암브로시오’ 尹, 대부는 죽마고우와 사돈지간

윤 전 총장과 충암고를 함께 다닌 윤기원 법무법인 원 대표 변호사도 윤 전 총장과 절친한 사이다. 지난해 12월 테슬라 사고로 숨진 고(故) 윤홍근 변호사를 포함한 세 사람은 모두 생일이 12월(윤기원 6일, 윤홍근 12일, 윤석열 18일)로, 충암고 ‘3尹’으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다. 이들은 충암고 졸업 후 함께 서울대 법대로 진학했다.

 
법무법인 원 윤기원 대표변호사. 중앙포토

법무법인 원 윤기원 대표변호사. 중앙포토

 
대학 재학 시절 천주교 세례를 받은 ‘암브로시오’ 윤 전 총장의 대부(代父)는 법대 1년 선배인 백윤재 율촌 변호사다. 백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교수와는 사돈지간이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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