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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검찰총장 후보 탈락, 추천위원 “정치 편향자”

중앙일보 2021.04.30 00:11 종합 1면 지면보기
가장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꼽혔던 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최종 후보군에 뽑히지 못하고 탈락했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의 투표 결과 최종 후보군과 상당한 표차를 보이면서다.
 

김오수 구본선 배성범 조남관 선정
2회 투표서 이성윤 큰 표차 탈락
“수사 독립 위한 방패 될 수 있어야”
‘이성윤 포함’ 제안 안 받아들여져
후보추천위 득표 1위는 조남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는 29일 오전 10시부터 회의를 열고 토론을 진행한 뒤 무기명 투표로 13명의 후보 중에서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 9인의 추천위원이 1인당 4명씩의 선호 후보를 적어내는 방식의 투표에서 김오수(58·20기)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 배성범(59·23기) 법무연수원장, 조남관(56·2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이상 연수원 기수 및 가나다순)가 최종 후보로 뽑혔다.
 
1차 투표에서 다득표 순으로 2명(1위 조남관)을 먼저 확정한 뒤 2차 투표에서 2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추천위 투표 반란 … “자기 조직 못믿는 사람 수장 자격없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이날 투표에서 이 지검장은 최종 후보 4명과 상당한 표차를 보이며 탈락했다. 현 정권의 최선호 후보로 알려진 이 지검장의 예상 밖 탈락에 대해 추천위원들의 ‘투표 반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표 전부터 반란 분위기는 감지됐다. 추천위원 중 한 명인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추천위에 참석하면서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 특정 정치, 정치 편향성이 높은 사람도 (수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이 지검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토론에서도 여러 추천위원이 “검찰총장으로서 ‘검찰개혁’을 이끌기 위해서라도 내부에서 신망이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 “검찰총장은 수사의 독립성을 위해 외부 압력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이 지검장을 겨냥해 쓴소리를 했다. 투표 결과가 공개된 이후 한 위원은 “이 지검장의 근무 평가가 매우 좋은 만큼 그를 포함해 후보군을 넓히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인 이 지검장은 현 정부 들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맡으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현 정권에 대한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전 총장 직무배제 과정에서 이를 ‘후방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중앙지검 내에서조차 사퇴 여론이 제기되는 등 신망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2019년 3월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이후 진행된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불법 출금 경위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후배들로부터 수사받는 처지에 놓이기까지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네 명의 최종 후보군 중 한 사람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문 대통령에게 제청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김오수 전 차관의 차기 총장 발탁이 유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남 영광 출신인 김 전 차관은 박상기·조국·추미애 등 3명의 법무부 장관을 보좌했다. 그러나 정권 편에만 섰다는 내부 비판이 있는 데다 그 역시 김학의 전 차관 사건으로 서면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전북 남원 출신인 조남관 대검 차장 역시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을 맡는 등 현 정부와 인연이 깊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승승장구했지만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 법무부에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온도 차를 보이기 시작했다.
 
인천 출신인 구본선 고검장은 지난해 1월 추 전 장관이 단행한 첫 검찰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해 윤 전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차장으로 일했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 때 부팀장을 맡는 등 수사와 기획 업무를 두루 거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남 창원 출신인 배성범 원장은 중앙지검장 시절 ‘조 전 장관 가족 수사’ 및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이후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나 “‘좌천성 승진’ 아니냐”는 평을 받았다.
 
◆이성윤 수사심의위 내달 10일 열기로=이 지검장 사건의 수사·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다음 달 10일 열린다. 이 지검장은 지난 22일 “일반 국민의 시각을 통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규명될 것”이라며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고 대검에 전문 수사자문단을 요청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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