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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들렸다" 50분 물고문…영상에 찍힌 이모 부부의 악행

중앙일보 2021.04.29 16:33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 연합뉴스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 연합뉴스

10살 조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 부부가 조카 사망 전 50분에 걸쳐 물고문 등 학대를 한 정황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오전 열린 2차 공판에서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34·무속인)와 이모부(33·국악인)의 변호인은 이들이 숨진 조카 A양(10살)을 학대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모 부부 "우발적 범행"…살인 혐의 부인

이 과정에서 이모 부부가 A양이 숨지기 전 물고문 등 50분간 학대한 검찰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확인하며 "피해자의 머리를 물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50분간 지속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이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모 부부의 변호인은 "50분간 물고문을 지속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이모부는 A양이 숨진 당일 아내가 아이를 씻기러 욕실에 들어간 줄 알았다. 학대에 가담하긴 했지만 이후 이모부는 내보내고 욕실 문을 닫았다.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양이 학대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예견했는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엔 "피해자가 손을 들지 못하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것은 전부터 종종 있었다"며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없었고 추가 폭행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하지 못했다. 우발적 범행"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A양의 부검 감정서를 근거로 "사망 전 피해자의 상태, 물고문 수법 등을 보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귀신을 쫓아야 한다” 영상 찍혀 

피고인들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지난 2월 8일까지 용인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A양을 심하게 폭행하고 손발을 묶은 뒤 물에 채운 욕조에 머리를 집어넣는 등 여러 차례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무속인인 A양의 이모가 '귀신이 들렸다'고 믿고 구마 의식(귀신을 쫓는 행위)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학대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에는 "귀신을 쫓아야 한다"는 말이 담겼다고 한다.
 
검찰은 이날 부검 감정서를 쓴 감정인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부부가 찍은 동영상에 대한 증거조사도 요청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6월 8일 열린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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