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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마" 출근 막던 2살 아들···잠수함 탄 아빠는 못 돌아왔다

중앙일보 2021.04.29 01:25
그날따라 유난히 아빠에게 ‘가지 말라’고 울었던 아이. 사진 샤르자 뉴스 공식 인스타그램

그날따라 유난히 아빠에게 ‘가지 말라’고 울었던 아이. 사진 샤르자 뉴스 공식 인스타그램

인도네시아 잠수함 침몰 사고로 숨진 한 선원의 아들이 잠수함을 타러 가는 아빠에게 ‘가지 말라’며 가로막는 영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트리뷴·샤르자 뉴스는 27일(현지시간) 두 살배기 아들이 출근하려는 아빠를 붙잡고 나가지 말라고 막아서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고 있다며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 속 아빠는 낭갈라함 희생자 이맘 아디(29) 중위다. 잠수함 침몰 사고 이틀 전 모습이다. 영상 속에는 아디 중위가 방에서 나가려 하자 방문을 닫으면서 우는 아들 아즈카의 모습이 담겼다.  
그날따라 유난히 아빠에게 ‘가지 말라’고 울었던 아이. 출처 샤르자 뉴스 공식 인스타그램

그날따라 유난히 아빠에게 ‘가지 말라’고 울었던 아이. 출처 샤르자 뉴스 공식 인스타그램

  
아이는 아빠의 몸을 밀면서 “안 돼, 안 돼”라고 떼를 쓴다. 잠수함을 타면 또 얼마간 아버지를 보지 못할 거란 걸 아는 아이는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졌다. 아빠는 그런 아이의 모습이 귀여운 듯 웃어보였다. 급기야 아빠를 방안에 둔 채 문까지 닫아버린다. 이후 엄마가 “아빠 출근하면 안돼?”라고 묻자 아이는 시무룩해졌다.  
 
아디 중위의 아버지는 “동영상은 내 아들과 손자가 맞다. 아들이 잠수함에 승선하기 전 촬영됐다”며 “손자가 평소와 달리 아빠가 출근하는 것을 막는 장면이 녹화된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의 실랑이를 끝으로 아디 중위는 아들과 영영 작별하고 말았다.
인도네시아 군 장교가 2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섬 북부 해상에서 침몰한 해군 잠수함 낭갈라함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 군 장교가 2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섬 북부 해상에서 침몰한 해군 잠수함 낭갈라함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EPA=연합뉴스

 
낭갈라(Nanggala-402)함은 지난 21일 오전 3시 25분쯤 발리섬 북부 96㎞ 해역에서 어뢰 훈련을 위해 잠수한 뒤 실종됐다가 나흘 만에 해저 800m(2600피트)에서 발견됐다. 낭갈라함은 1980년 건조된 독일산 재래식 1400t급 잠수함이다.
 
발견 당시 낭갈라함은 선미·본체 등이 모두 분리돼 세 동강난 상태였다. 군은 수심 800m에서 사람이 생존하기 어렵다고 보고 승조원 49명과 사령관 1명, 무기 관계자 3명 등 탑승자 53명 모두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잠수함이 침몰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인도네시아군은 인적 요인보다 자연적 요인에 따른 사고로 판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실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실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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