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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공화국' 개헌 주장에···中, 선전포고급 경고장 날렸다

중앙일보 2021.04.28 19:26
대만의 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대만공화국'으로 국호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마샤오광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인. [AP=연합뉴스]

마샤오광 중국 대만판공실 대변인. [AP=연합뉴스]

이날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대만 독립분자들이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해 ‘대만 독립’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미리 일러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전에 일러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勿謂言之不豫也)는 표현은 중국의 대외 메시지 중 가장 강한 경고에 해당하는 외교적 수사다. 이 표현은 중국-인도 간 국경 전쟁이 개시되기 전인 1962년 9월 22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 사설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인권 문제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제재를 가할 당시에도 불시에 강도 높은 보복을 행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의미로 사용됐다.
 
마 대변인의 이런 경고는 최근 민진당 산하 헌법개정 소위원회에서 대만 독립파 원로인 야오자원(姚嘉文) 전 당 주석이 국호를 '대만공화국'으로 바꾸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편 것에서 비롯됐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해 5월 집권 2기를 시작하며 취임 연설에서 중국이 주장하는 통일 방안인 일국양제 방침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AP=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해 5월 집권 2기를 시작하며 취임 연설에서 중국이 주장하는 통일 방안인 일국양제 방침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AP=연합뉴스]

대만에서 반중 감정이 고조되면서 집권 민진당 내 강경파들 사이에서는 대만 독립 주장 목소리가 점차 강하게 분출하고 있다.
 
다만 이번 국호 개정 논의가 본격화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국호 개정을 위해선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대만의 국회의원인 입법위원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거친 뒤, 국민 투표에서도 참여 유권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당 지도부도 아직은 국호 개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진 않은 상황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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