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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억 쏜 자산가도…SKIET 청약 광풍, 첫날만 22조 몰렸다

중앙일보 2021.04.28 18:02
"공모주만큼 짧은 기간에 확실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가 있나요?" 
 
결혼 3년 차 이모(33)씨는 28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 청약을 위해 주식 계좌 8개를 준비했다. 본인과 남편 명의 7개, 6개월 된 딸 앞으로 1개를 만들어 52만5000원씩 총 420만원을 넣었다. 이씨는 "계좌당 1주씩만 받으면 상장 후 100만원 이상 벌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서울 강남구의 미래에셋증권 A지점엔 고액 자산가들이 몰렸다. 이 증권사 한 임원은 "SKIET의 최고 청약 한도(24만8000주)인 130억2000만원을 넣는 고객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28일 오전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청약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28일 오전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청약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청약 경쟁률 79대 1, 한때 증권사 MTS 마비도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SKIET의 공모 청약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청약 첫날인 28일 하루에만 22조1594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몰렸다. 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 첫날 기록(14조1473억원)을 크게 넘어선 규모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78.93대 1이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자산가는 물론 MZ세대(1981~2000년대 초반 출생)도 공모주 투자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물량이 배정된 미래에셋증권(배정비율 46.4%)은 8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거금은 전체의 절반 가까운 10조5377억원이 유입됐다. 한국투자증권(32.1%)은 59.9대 1, SK증권(14.3%)은 46.9대 1의 경쟁률을 올렸다. 삼성증권(3.6%)과 NH투자증권(3.6%)은 각각 211.2대 1, 221.1대 1이었다. 
 
이날 5곳 증권사의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은 온종일 접속이 폭주했다. 청약 신청자가 몰리면서 전산 시스템이 마비되고, 자금 이체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직장인 윤모(37)씨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 넘게 청약 화면이 잘 넘어가지 않아 포기하려다가 점심시간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SKIET의 청약 광풍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예고편 격인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1883대 1)을 기록한 데다, 중복 청약이 금지되기 전에 나오는 마지막 대어급 물량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러 증권사를 통해 청약하면 한 증권사에 증거금을 '몰빵'하는 것보다 많은 물량을 받을 수 있다. 균등 배분 방식으로 최소 청약 물량인 10주를 청약해도 1주를 받을 수 있어서다. SKIET의 경우 52만5000원을 넣으면 1주를 받을 가능성이 있단 뜻이다. 그러나 오는 6월 말부터는 1인당 1개 증권사에서만 청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청약을 앞두고 계좌를 트는 투자자가 속출했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선 지난 26일 14만8630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이달 1~25일 일평균 계좌(2만5664개)의 6배 가깝다. 
 
2차전지 관련 기업인 점도 투자자 입맛에 맞다. SKIET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을 만든다. 상장 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로 형성한 뒤 상한가) 기대감도 크다. 공모가는 10만5000원인데,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27만3000원이 된다. 이땐 주당 16만8000원을 벌 수 있다. 
 

청약 돌풍에 1주도 못 받을 수도 

그러나 역대급 청약 돌풍 탓에 청약자가 받을 주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사에 배정된 물량보다 더 많은 계좌가 몰리면 추첨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균등 배정 물량이 10만여 주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우 각각 54만, 66만여 계좌가 몰려 일부는 주식을 못 받을 수 있다. 
 
증권가의 관심은 SKIET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증거금 기록(63조6198억원)을 깰 수 있을지로 향한다. 통상 공모주 청약은 첫날 '눈치작전'을 펼치다 마지막 날 더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청약 신청은 29일 오후 4시까지다. SKIET는 다음 달 11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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