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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뽑지말라"는데 결승행…중국판 '프듀' 러시아 청년 화제

중앙일보 2021.04.28 17:44
블라디슬라프 이바노프가 지난 24일 '프로듀스 캠프 2021'에서 마지막 결승무대에 올랐다. 그는 이 최종 선발에서 탈락했다. [웨이보 '프로듀스 캠프 2021' 제공]

블라디슬라프 이바노프가 지난 24일 '프로듀스 캠프 2021'에서 마지막 결승무대에 올랐다. 그는 이 최종 선발에서 탈락했다. [웨이보 '프로듀스 캠프 2021' 제공]

중국판 ‘프로듀스 101’인 ‘프로듀스 캠프 2021’에 참여한 러시아 청년이 현지에서 화제다. “제발 나를 뽑지 말고 떨어뜨려 달라”며 공개적으로 '태업'을 벌였지만 높은 인기를 누리며 최종 결승까지 오르면서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7살의 러시아 청년 블라디슬라프 이바노프는 중국의 텐센트 비디오에서 주최한‘프로듀스 캠프’에 당초 통역원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전과 달리 이번 시즌에선 세계 각국의 남성 연습생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그런데 통역원으로 참여한 이바노프를 본 프로그램 제작자는 그에게 프로그램에 출연할 것을 수차례 권유했고, 이례적으로 오디션 없이 곧바로 프로그램에 나가게 됐다.
 
하지만 이바노프는 곧 참여 결정을 후회했다고 한다. 휴대 전화를 반납해야 하고, 24시간 내내 카메라가 돌아가는 환경에 싫증을 느끼면서다. 문제는 계약 파기에서 오는 거액의 페널티였다.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바노프는 ‘태업’을 택했다. 그는 투표권을 진 시청자에게 “제발 나를 사랑하지 말라, 당신은 아무 보상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지쳤다”고 호소했다. 그는 “보이그룹은 나의 꿈이 아니다. 춤도 잘 못 추고 노래도 능숙하지 않다”며 “다른 참가자들은 A를 원하지만 나는 자유(Freedom)의 F를 받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디션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이바노프의 호소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도화선이 됐다. 이바노프의 시들한 모습은 중국 내 소셜미디어에서 내내 화제가 됐고 하나의 ‘밈(Meme)’이 됐다. 투표 중단을 호소하는 인터뷰 영상은 55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바노프는 중국 웨이보에서 약 160만 명의 팬을 모았다. 
블라디슬라프 이바노프가 탈락 직후 '프로듀스캠프 2021' 계정에 ″응원해줘서 고맙다. 드디어 퇴근한다″고 올렸다. [웨이보 캡처]

블라디슬라프 이바노프가 탈락 직후 '프로듀스캠프 2021' 계정에 ″응원해줘서 고맙다. 드디어 퇴근한다″고 올렸다. [웨이보 캡처]

 
이바노프는 지난 24일 마지막 결승에서도 “결과가 두렵고 원하지 않는 삶에 갇힐까 봐 두렵다”며 “내 팬들이 (장난의) 선을 지킬 줄 알고,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되고 싶지 않다는 나의 선택을 존중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종 선발된 11명의 출연자는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게 된다.
 
블라디슬라프 이바노프가 탈락 직후 러시아로 귀국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 공항에 나타나자 인파가 몰려들었다. [트위터 갈무리]

블라디슬라프 이바노프가 탈락 직후 러시아로 귀국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 공항에 나타나자 인파가 몰려들었다. [트위터 갈무리]

 
결국 이날 그는 바람대로 최종 무대에서 탈락했다. WP에 따르면 그는 탈락 직후 “여러분들의 지지에 감사한다. 드디어 떨어졌다”는 소감을 남기고 러시아로 귀국했다. 
 
석경민 기자·장민순 리서처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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