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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교원자격 없어도 기간제 교사로…교총 "즉각 철회하라"

중앙일보 2021.04.28 16:09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 17일 오전 경기도 구리 갈매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 17일 오전 경기도 구리 갈매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원 자격증이 없는 외부 전문가를 기간제 교원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교원단체는 교사의 전문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원 자격증이 없어도 기간제 교원 채용을 허용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교원 자격증이 없는 사람을 고등학교에서 시간제 교원(주당 6~35시간 근무)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원 자격증 대신 갖춰야 할 조건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해 학점을 얻게 하는 제도다. 국어·영어 등 기존 교과목 외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 같은 신기술이나 미용·제빵 등 다양한 수요가 예상된다. 개정안은 현재 교사들이 가르치기 어려운 새로운 과목의 교육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교육부 "새로운 과목 많아지는데 기존 교사로 한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 17일 고교학점제 시범 학교인 경기도 갈매고등학교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 17일 고교학점제 시범 학교인 경기도 갈매고등학교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교원단체는 교육의 전문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개정안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교원자격증도 없는 무자격자에게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맡기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이나"며 "학생 교육에 대한 특수성을 완전히 무시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교원자격증이 없는 강사는 수업을 반드시 다른 교사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새로운 과목을 강사에게 맡기면 한 수업에 불필요한 교사가 투입되야하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일부 교사들은 교사 자격 개방을 찬성하기도 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지난해 10월 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2.8%가 교사 자격 개방에 찬성했다.
 
김혜림 교육부 고교교육혁신과장은 "새로운 과목이 많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기존 교사들을 모두 재교육해 투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학교 현장에서도 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 "정부 못믿어…교직 개방하려는 것 아닌가"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교직 개방에 대한 우려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혜림 과장은 "무기직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시간제 교원인 데다, 고교에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격 요건을 박사학위나 2년 이상의 대학 강의 경력 또는 전문성을 교육감에게 인정받은 자로 엄격하게 제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의 설득에도 교원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교육공무직을 두고 벌어진 갈등이 있다고 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육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 정권이 교육공무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교원과 같은 지위를 부여하려고 한 게 불신의 씨앗"이라며 "지금은 기간제 교사라고 하지만, 결국 교직 개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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