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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출신 기자의 무개념? 윤여정에 "피트 냄새" 물은 이유

중앙일보 2021.04.28 13:00
엑스트라TV에서 윤여정 씨에게 질문을 하는 레이철 린지. [엑스트라TV 트위터 캡처]

엑스트라TV에서 윤여정 씨에게 질문을 하는 레이철 린지. [엑스트라TV 트위터 캡처]

 
배우 윤여정 씨에게 “브래드 피트에게 어떤 냄새가 났느냐”는 질문을 했던 이는 방송인 레이철 린지라고 미국의 복수 매체들이 보도했다. 본지 취재 결과 린지는 변호사 출신 방송인으로, ABC방송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일반인 대상 데이트 방송 ‘배철러(The Bachelor)’에 출연했던 이력이 있다. 
 
외모 준수하고 재력을 갖춘 싱글 남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수의 여성이 경쟁하는 프로그램으로, 국내에서도 방영됐다. 중앙일보는 린지의 e메일 주소를 찾아 “왜 그 질문을 했는지” 지난 27일 물었으나 답변은 28일 정오 현재까지 오지 않은 상태다.  
 
린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1985년 생이다. ‘배철러’에서 톡톡 튀는 화법과 외모로 인기를 끈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스핀오프, ‘배철러레트(The Bachelorette)’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린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수의 남성 후보들이 경쟁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이후 방송인으로 커리어를 쌓아왔으며 지난해 8월부터는 엑스트라TV의 연예 전문 리포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번 윤여정 씨와의 인터뷰 역시 엑스트라TV 리포터 자격으로 한 것이다.  
 
윤여정에게 브래드 피트 냄새 질문을 했던 이가 레이철 린지라고 보도한 미국 연예 매체 쇼비즈 치트 시트. [쇼비즈 치트 시트 캡처]

윤여정에게 브래드 피트 냄새 질문을 했던 이가 레이철 린지라고 보도한 미국 연예 매체 쇼비즈 치트 시트. [쇼비즈 치트 시트 캡처]

 
린지는 변호사 출신이다. 텍사스대에서 스포츠 관련 전공을 한 뒤 위스콘신 주 밀워키 소재 마르퀘트 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아버지 샘 린지가 연방 판사 출신이다. 그는 이후 로펌에서 일하다 방송계로 뛰어들었다.  
 
'배철러레트'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린지.

'배철러레트'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린지.

 
그런데 하필 린지는 왜 한국에서 온 74세 여배우에게 브래드 피트의 냄새에 대해 질문을 해야 했을까. 린지가 윤여정 씨에게 던진 전체 질문은 이랬다.  
 

“먼저 축하의 뜻을 전합니다. (‘미나리’는) 당신의 첫 미국 영화인데, 이 영화로 오스카상을 타셨네요. 브래드 피트가 시상자였죠. 두 분이 무대 위로 올라가면서 대화를 나누는 걸 봤는데요, 무슨 얘기를 나누셨는지요. 그리고 그에게 어떤 냄새가 났는지도(what did he smell like) 물어봐야겠습니다.”

 
사실 브래드 피트의 냄새에 관한 질문은 할리우드 연예 매체들의 짓궂은 단골 질문이다. 이 질문을 특히 많이 다뤄온 매체가 엑스트라TV이기도 하다. 지난해 엑스트라TV는 할리우드 스타들만을 전문으로 인터뷰해온 산드로 모네티를 인터뷰한 기사에서 아예 제목을 “브래드 피트에겐 어떤 냄새가 났나? 이밖에도 ‘할리우드 인사더의 고백’에서 캐낸 셀럽들의 비밀들(What Does Brad Pitt Smell Like? And More Celeb Secrets from ‘Confessions of a Hollywood Insider’”이라고 달았을 정도다. 
 
연예전문 매체인 쇼비즈 치트시트는 ‘브래드 피트에겐 어떤 냄새가 나는가’는 바이럴 되는 질문(viral question,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질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16일자 엑스트라TV 웹사이트의 기사. 제목 자체가 '브래드 피트에겐 어떤 냄새가 났냐'다. [엑스트라TV 캡처]

지난해 9월16일자 엑스트라TV 웹사이트의 기사. 제목 자체가 '브래드 피트에겐 어떤 냄새가 났냐'다. [엑스트라TV 캡처]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스카 사상 첫 한국인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윤여정 씨에게 이 질문을 했다는 것엔 논란의 여지가 크다. 영미권 매체와 온라인에서도 비판이 일었다. 미국 벌처(Vulture)는 27일(현지시간) “여우조연상 수상자에게 ‘브래드 피트 만나니 좋더냐’는 질문 따위를 하다니 말도 안 된다”며 “이건 마치 새우에게 바다 나오니 좋냐는 식 아니냐”고 적었다.  
 
오스카 트로피를 받고 환히 웃는 윤여정씨. 로이터=연합뉴스

오스카 트로피를 받고 환히 웃는 윤여정씨. 로이터=연합뉴스

 
코리아 중앙데일리의 짐 불리 에디터는 28일 “레이철 린지는 할리우드 스타나 셀럽들과 재미있고 가벼운 내용의 인터뷰를 하는 방송인”이라며 “브래드 피트에 대한 질문은 할리우드 연예 매체들이 되풀이해온 그저 바보 같고 무의미한(inane) 질문을 그대로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리는 이어 “바보 같고 게으른 방식의 인터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악의를 갖고 윤여정 씨를 깎아내리기 위해 한 질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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