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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오래 갈 줄 몰라서”…국외여비 등 공무원 경비 확 올린 세종시

중앙일보 2021.04.28 11:40
세종시청사. 중앙포토

세종시청사. 중앙포토

공무원 국외여비 20% 늘려

 
세종시가 올해 공무원들의 출장비를 비롯한 국외여비를 지난해보다 20%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로 식사비 등으로 사용하는 업무추진비도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려 편성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시민들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2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공직사회가 이를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세종시 2021년 재정공시 내용 살펴보니

 
28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홈페이지에 2021년 예산 기준 '재정공시' 내용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예산에 편성된 세종시 공무원 '국외여비'는 지난해보다 1억900만 원(20.4%) 증가한 6억4400만 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에는 전년(9억6000만 원)보다 4억2500만 원(44.3%) 적은 5억3500만 원이 책정됐다.
 
세종시의 올해 국외여비는 비슷한 유형의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도 많은 편이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지난해에는 세종을 포함한 전국 8개 특별·광역시 평균과 같은 0.03%였다. 올해는 전국 평균이 0.02%로 떨어진 반면 세종은 0.04%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세종시의 올해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는 지난해의 3배에 가까운 5억6600만 원이 책정됐다. 해당 예산은 2017년 2억2600만 원에서 2018~20년 3년간은 2억300만 원으로 동결됐다. 공공기관 업무추진비는 기관장 등이 기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데 쓰기 위해 편성되는 예산으로, 대부분 식비로 쓰인다.
 
세종시의회 청사. 중앙포토

세종시의회 청사. 중앙포토

시의원(18명) 의정비와 사무처 공무원 봉급 등을 제외한 '시의회 관련 경비'는 지난해 4억8700만 원보다 4000만원(8.2%) 많은 5억2700만 원이 책정됐다. 이 가운데 업무추진비는 지난해(1억9200만 원)보다 3500만 원(18.3%) 늘어난 2억2700만 원이다.
 
지난해 세종시 예산에는 시의원 '국외여비' 명목으로 7700만 원(1인당 평균 428만 원)이 편성됐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집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도 국외여비는 작년과 같은 금액이 책정돼 있다.
 

공무원 복지포인트 25.5% 증가

세종시 공무원들의 '맞춤형복지제도 시행경비'도 크게 뛰었다. 맞춤형 복지제도 대상자는 지난해 2608명에서 올해는 2923명으로 315명(12.1%)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1인당 연간 편성액은 128만 원에서 160만5000 원으로 32만5000 원(25.4%)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소요 경비는 33억3400만 원에서 46억9250만 원으로 13억5850만 원(40.7%)이나 많아졌다.
 
공무원 맞춤형 복지제도는 개인별로 지급되는 복지포인트 형태로 운용된다. 복지전용 카드나 일반 신용카드로 지급된 포인트만큼 원하는 물품을 살 수 있다. 복지포인트에는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세종시 관계자는 "지난해 포함하지 않았던 건강검진비 등이 포함돼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시 주민등록인구는 2019년 말 34만575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35만5831명으로 4.5%(1만5256명) 증가했다. 이 때문에 세종시 안팎에선 "공무원 복지비의 연간 증가율이 인구의 3배에 달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세종시민 김철주씨는 "시민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어려움에 놓여있는데 공직사회는 무풍지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시 전경. 프리랜서 김성태

 

"코로나 사태 장기화 예상 못 해"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예산 편성을 하던 시점인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사태가 이렇게 오래 갈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될 것을 예상해서 예산을 편성했으며 다음 달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공무원 여비 등 관련 예산을 조정하겠다"고 해명했다.
 
반면 세종시는 올해 행사·축제 경비는 지난해보다 27억2100만 원(37.4%) 줄어든 45억4700만 원을 책정했다.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세금으로 살림살이를 꾸리는 공직 사회가 솔선수범 자세를 가져도 모자랄 판에 돈 쓸 궁리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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