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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윤석열은 열공중…"北순항미사일에 핵 실을수 있나"

중앙일보 2021.04.28 05:00
윤석열 검찰총장.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오종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제는 경제와 안보가 함께 간다”며 “경제가 안보고, 안보가 경제”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친구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외교통상부 2차관)와 최근 외교·안보 토론에서 이같은 소신을 피력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심화된 미국‧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 속에서 한국 경제가 안보를 고려하지 않고 홀로 나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尹 “경제가 안보, 안보가 경제, 함께 가야”

대광국민학교(초등학교)부터 시작된 윤 전 총장과 김성한 교수의 인연은 이철우 연세대 로스쿨 교수 등과 함께 50년이 넘는 친구 사이다. 이중 윤 전 총장과 김 교수의 ‘언택트’ 외교‧안보 토론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특정 주제를 꺼내면 매번 1~2시간가량 진행될 정도로 치열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종종 전화 통화는 물론 영상 통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두 사람의 토론은 한미동맹, 북한 비핵화,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현안을 화두로 이어져 왔다. 윤 전 총장은 최근 2시간 토론에서 ‘미‧중 반도체 전쟁’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통화 말미에 “(반도체 전쟁은) 경제와 안보가 한 몸이 된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미국이 자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글로벌 가치사슬의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를 큰 관심을 표명했다고 한다. 한국의 기술력과 제조업 역량을 잘 조합해야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청년 일자리 문제도 해결된다는 뜻도 내비쳤다고 한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제조업의 기반 산업이다. 최근엔 국가안보상 중요한 첨단 신무기에 필수적인 민·군 이중용도(dual-use) 품목일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발전에 성패가 걸린 전략물자라는 점도 지적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중앙일보에 “윤 총장이 나노기술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더라”며 “특히 반도체 전쟁에 관해선 고민을 많이 했고 내가 한 수 배우다시피 했다”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의 기업에 대한 이해는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등 굵직굵직한 기업 수사를 도맡다시피 한 ‘기업 특수 수사 전문가’로서 이력도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 김성룡 기자

김성한 고려대 교수. 김성룡 기자

“北 순항미사일 시험, 核 탑재 가능하지 않나”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韓美) 동맹이라는 중심축이 단단해야 주변국 관계도 원활하다’는 원칙도 갖고 있다고 한다. 힘의 역학구도 상 비빌 수 있는 언덕(미국)과의 관계가 단단해야 러시아‧일본‧중국 등 주변국과도 잘 지낼 수 있다는 맥락에서다.
 
김 교수 역시 언론 기고 등을 통해 “견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소신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윤 전 총장 역시 북핵 문제에 비슷한 입장이라고 한다.
 
윤 전 총장과 김 교수는 북한 탄도미사일에 관해서도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북한이 3월 21일 서해 방향으로 순항미사일을, 그리고 3월 25일에는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기를 발사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먼저 김 원장에 순항미사일 발사 직후 “순항미사일에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김 교수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회의적”이라는 취지로 답변하자 “왜 그렇게 생각느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노동당 대회 보고에서 “상용탄두 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전술 로켓과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핵전술무기들도 연이어 개발했다”고 밝힌 것과 맞닿아있는 셈이다. 김 교수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지점이 있어 토론 후에 내가 다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할 정도”라고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경제‧안보 ‘대권 학습’ 열공 중인 윤석열

지난 3월 4일 사퇴한 뒤 자택에서 ‘잠행’을 이어온 윤 전 총장은 경제·외교·안보·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관련 분야 서적을 연구하는 것은 물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보낸 보고서와 자료들도 읽고 토론하는 방식이다. 일부 가까운 전문가들과는 긴밀하게 메신저나 통화 등으로 자문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가운데 ‘외교‧안보 자문’ 역할을 해온 김 교수는 윤 전 총장과 50년 넘게 막역하게 지내온 죽마고우다. 국제정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 교수는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외교·안보정책 분야를 자문했고 2012~2013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a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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