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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리가 불지핀 '비혼 출산' 본격 논의, 여가부 "공감대 형성부터"

중앙일보 2021.04.27 15:07
최근 방송인 사유리를 계기로 비혼 출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관련 정책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올해 상반기 중 일단 설문조사와 간담회 등을 통해 사회적 논의의 장을 열 계획이다. 가정폭력을 저지른 배우자의 범위에 비혼 동거 같은 가족 관계도 포함하기로 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성가족부가 27일 발표한 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에는 사유리가 논의에 불을 지핀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사유리는 지난해 결혼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아 아기를 출산했다고 밝히면서 자발적 비혼모에 대한 논란을 불렀다. 그는 국내에서는 비혼 상태로 정자를 기증받아 난임 시술(시험관 아기 시술)을 해주는 병원이 없어 일본으로 건너가 임신·출산을 했다.
 
현행법상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난임 시술을 받아 아이를 출산하는걸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관련 법 규정 자체가 없다보니 산부인과에서 배우자(법률혼·사실혼)의 동의를 전제로 시술을 해왔다. 사실혼 상태인 비혼 동거 부부도 난임 시술을 받을 수 있고, 건강보험 혜택도 받는다. 하지만 배우자가 없는 비혼 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아 홀로 출산하는 건 불가능하다. 일각에선 비혼 난임 시술이 대리모 출산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정부는 일단 6월까지 관련 설문조사와 간담회를 실시해 난자·정자 공여, 대리출산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관련 법·윤리·의학·문화적 측면에서의 쟁점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책 방향 설정을 위한 연구도 추진한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반적으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20대 55%, 30대 56% 정도가 수용할 수 있다고 답하는 결과가 나온 것처럼 비혼 출산에 대한 우리 사회 수용도는 많이 높아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인 사유리. 일간스포츠

방송인 사유리. 일간스포츠

정 장관은 “대한산부인과학회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상 시술 대상에서 배제되고, 공공차원의 정자은행이 부재하며 난임 시술비 지원대상에서 배제한다든지 등의 현실적인 제한사항에 대해서 어떻게 논의를 추진해야 할지 공감대 형성을 위한 여러 절차들을 밟아가고, 그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혼인·혈연·입양만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현행 법률도 바꿀 계획이다. 민법 규정에서 아예 가족의 정의를 삭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 장관은 “건강가정기본법상의 가족의 범위나 정의 규정을 확대하게 됐을 때 다른 법에서 적용되는 차별적인 인식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다양한 가족 관계 내에서의 폭력 피해를 포괄하도록 가정폭력처벌법에서의 배우자 정의를 개정하기로 했다. 비혼 동거 등 같이 사는 친밀한 관계도 포함해 관련한 피해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단 얘기다. 정 장관은 “현행법안의 가족 범위 안으로 비혼 동거를 어떻게 넣을지 법무부 등과 추가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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