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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민주당 5·2 전대…문파 향배에 대선 전략도 바뀐다

중앙일보 2021.04.27 10:00
민주당 당권주자인 홍영표(왼쪽부터)·송영길·우원식 후보. 연합뉴스

민주당 당권주자인 홍영표(왼쪽부터)·송영길·우원식 후보. 연합뉴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그나마 진실을 이야기하는 언론이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우원식 의원이 지난 25일 당원들과의 온라인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우 후보는 “민주당엔 계파가 없다”며 ‘민생’을 키워드로 앞세워 왔지만 5·2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반환점을 돌면서 극성 친문(親文) 당원들을 향한 구애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우 후보는 편파 방송 논란이 계속돼 온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이날 “우리 당이 지켜주지 않으면 언론의 자유가 후퇴할 수 있다”며 “대표가 되면 별도 팀을 만들어 이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이 방송에 대한 야권의 공세로부터 김어준 씨를 적극 엄호하고 나선 ‘문파’(극성 친문 지지층)들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토론회 자체가 친(親)조국 인사인 김용민 최고위원 후보와 최배근 건국대 교수와 함께 만든 자리였다. 
 
최고위원 후보들 사이에서도 앞다퉈 문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강병원 후보는 지난 24일 당원 게시판에 “당원과 끝까지 소통하겠다”며 “문자, 이메일, 전화, 시위 등 당원과 국민의 소리를 듣는 건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썼다. 당내 다양성을 훼손해 온 원흉으로 지목된 극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을 두둔한 것이다. 김영배 최고위원 후보도 지난 23일 같은 게시판에 “당원 제일주의를 실천하겠다”고 썼다.
 
우원식 민주당 대표 후보가 25일 당원들과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김용민 최고위원 후보, 우 후보, 최배근 건국대 교수. 유튜브 캡처

우원식 민주당 대표 후보가 25일 당원들과 온라인 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김용민 최고위원 후보, 우 후보, 최배근 건국대 교수. 유튜브 캡처

대놓고 다른 길을 가는 건 송영길 대표 후보뿐이다. 송 후보는 지난 15일 출마선언부터 “‘민주’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어야 한다”며 밝혔다. 그동안 문파 여론이 지배적 영향을 미쳐 온 당내 의사결정 방식의 변화를 시사하는 말이었다. 그는 지난 25일 친문 핵심 그룹을 겨냥해 “당내에 계파가 있다”고 말하면서 스스로에 대해선 “파벌도 없다”(합동연설회)며 무(無)계파임을 강조하고 있다.
 

과잉대표론 vs 일치론

 
당원들만의 투표로 가려지는 전당대회에서 송 후보와 다른 후보들이 포석을 달리하는 건 당원 중 문파들의 규모와 영향력의 현주소에 대한 인식이 달라서다. 극성 문파들은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1·1·8 캠페인’을 벌여 이낙연 대표(기호 1번)와 신동근(기호 1번)·김종민(기호 8번) 최고위원을 모두 지도부에 입성시켰다. 이들은 지금도 대표로 홍영표 후보를, 최고위원으로 강병원·전혜숙 후보를 밀자는 ‘1·1·4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다수 주자는 이들의 움직임이 다수 당원의 의사와 같다는 ‘일치론’에 무게를 두는 반면, 비문 진영 인사들은 이들이 의사가 온라인상에서 ‘과잉대표’ 되고 있다고 본다.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 김영배(왼쪽) 후보와 홍영표 의원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이었던 강병원 후보. 연합뉴스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 김영배(왼쪽) 후보와 홍영표 의원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변인이었던 강병원 후보. 연합뉴스

최근 과잉대표론을 명시적으로 드러낸 건 이재명 경기지사다. 그는 지난 20일 “민주당 당원이 80만명, 일반당원이 300만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강성 당원이) 그중 몇 명이나 되겠는가”라며 “연락처 1000개 정도 차단하면 ‘문자 폭탄’ 문제는 해결된다”고 말했다. 비문 성향의 이상민 의원도 중앙일보 통화에서 “문자 폭탄을 보내는 이들을 세보니 3000명가량이었다”며 “대다수 당원과는 생각의 결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들의 인식엔 과거엔 다수가 같은 생각이었을지 몰라도 이젠 문파도 차기 주자들을 중심으로 급격히 헤쳐 모이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반면 친문 성향 인사들은 여전히 이들의 단결을 믿고 있다. 서울의 한 친문 재선 의원은 “대다수 온라인 권리당원은 문 대통령에 대한 팬덤을 이유로 입당했고 여전히 정권 재창출이란 공통의 목표로 뭉쳐 있다”며 “정권 초에는 응원받았는데 지금 쓴소리를 한다고 멀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대선주자 전략에도 영향

 
문파 과잉대표론과 일치론의 승부는 5·2 전당대회에서 가려진다. 친문 성향 주자들의 권리당원 득표수가 곧 문파의 당내 영향력이 현존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유력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외관상 전당대회 중립을 지키고 있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전대 결과를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선 권리당원 투표가 50% 비중(나머지 50%는 여론조사)을 차지한다. 본경선(국민경선제)에서도 별도 신청이 필요한 일반 국민과는 달리 권리당원에겐 자동으로 투표권이 주어진다.
 
여권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 중앙포토

여권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 중앙포토

 
친문 성향의 초선 의원은 “문파 영향력이 입증되면 대선 경선에서 ‘문 대통령과의 선 긋기는 필패’란 인식이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선 주자 캠프에 속한 여권 인사는 “검찰·언론 분야 등에선 문재인 정부가 주력한 방향과 속도와는 거리를 두는 정책 기조를 준비 중”이라며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정치컨설턴트는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때도 후보의 경선용 메시지와 본선용 메시지 갭이 커 캠페인에 곤란을 겪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문파들의 실존이 확인되면 경선 때는 문재인 정부 계승 경쟁을, 본선에선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경쟁을 벌여야 하는 딜레마가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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