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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참패뒤 다시 커진 '손실보상 소급론'···홍남기 또 버틸까

중앙일보 2021.04.26 16:40
손실보상제 소급적용 요구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국민의힘 최승재, 김성원, 윤영석 의원과 함께 소급적용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손실보상제 소급적용 요구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국민의힘 최승재, 김성원, 윤영석 의원과 함께 소급적용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업제한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손실보상제의 소급적용 방안이 여당 내부에서 다시 쟁점화되고 있다. 지난 1월 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이 중심이 돼 ‘소급 불가’ 방침을 확정한 지 3개월 만이다. 
 
복수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6일 “당내 소급적용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소급 적용에 부정적이었던 정부와는 다른 방향이 174석 거대 여당 내에 다시 생겨났다는 뜻이다. 손실보상법(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심사하는 국회 산자중기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는 27일 법안 소위를 개최한다. 이날 처리되는 손실보상법은 이르면 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野 먼저 당론 확정…與도“소급하자”

 
먼저 치고 나온 건 야당이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소급적용을 당론으로 정했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소급 적용을 요구하는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에선 을지로위원회가 총대를 멨다. 을지로위 초대 위원장으로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우원식 의원은 지난 12일 “자영업 평균 매출은 53%가 감소했으며 45%는 폐업까지 고려한다”며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SNS에 적었다. 민주당 을지로위 부위원장 민병덕 의원은 지난 19일 대정부질문에서 “기재부가 (자영업자 지원에) 너무 소극적으로 일관했다”고 홍 부총리를 질타하기도 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오른쪽부터)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손실보상제의 소급적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오른쪽부터)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손실보상제의 소급적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양당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이 특히 활발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26명은 지난 13일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고, 이튿날인 14일 국민의힘 초선 56명 전원도 “대화와 협치의 시동을 걸어 ‘민생 살리기’에 나서자”고 호응했다. 민 의원과 최 의원은 전날(25일)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제안으로 공동 기자회견도 열었다. 세 의원은 한목소리로 “27일 법안 소위 통과, 29일 본회의 통과”를 촉구했다.
 

선거 이후 ‘U턴’…홍남기만 고립?

 
4·7 재·보선 직전만 해도 손실보상 소급 적용은 ‘꺼진 불’에 가까웠다. “정부가 일찍부터 소급 적용은 어렵다고 선을 그어놨다. 재고하기 쉽지 않을 것”(이낙연 전 대표, 2월 23일)이란 입장이 대세였다. 민주당 산자중기위 간사인 송갑석 의원이 지난 2월 말 발의한 손실보상법에도 소급 규정은 없었다. 
 
방향이 바뀐 건 선거 때부터였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자영업자 민심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피부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 박영선·김영춘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수차례“소급 적용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여지를 열어놓았다. 선거 참패 뒤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된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소상공인과 만나 “정부도 설득하고 야당도 설득하는 양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잠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오종택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잠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하지만 ‘나라의 곳간지기’ 기재부는 여전히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정부로서는 소급효를 인정하는 것에 쉽게 의견을 같이하기가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법 이전에도) 정부가 아무 조치를 안 한 것이 아니다. 서너 차례 걸쳐서 지원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청와대 역시 기재부 입장과 가깝다고 한다. 손실보상제의 소급 입법 여부가 향후 당·정·청 관계의 시금석이 될 거란 전망이 여권에서 나오는 이유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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