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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이성윤’ 총장 심사대상····한동훈·임은정도 포함

중앙일보 2021.04.26 15:00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뉴스1

법무부가 26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포함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 10여명에 대한 심사서류를 개별 후보추천위원들에게 인편으로 전달했다. 민감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검증자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61·사법연수원 23기)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4일 사의를 표명한 지 55일 만에 본격적인 후보 심사가 시작된 셈이다.

이성윤 등 10여명 심사서류 추천위 전달
29일 총장추천위 열어 3~4명으로 압축

후보추천위원들은 이날 오전 10여명에 달하는 총장 후보 심사대상 명단과 심사 서류 일체를 전달받고 개별 검토에 돌입했다.
 
명단에는 이 지검장을 포함해 김오수(20기) 전 법무부 차관, 조남관(24기) 대검 차장검사, 한동수(24기) 대검 감찰부장, 구본선(23기) 광주고검장, 양부남(20기) 전 부산고검장, 배성범(23기) 법무연수원장, 오인서(23기) 수원고검장 등 국민추천을 받은 대다수가 포함됐다. 연수원 기수는 낮지만 한동훈(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 임은정(30기)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도 명단에 올랐다고 한다.

 

'빅3' 이성윤, 충성도 1위지만 기소땐 '피고인 검찰총장'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차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차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에서 여전히 1순위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성윤(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이자 현 정권 들어 이른바 검찰 요직 '빅3'를 모두 차지할 정도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번에 임명되는 검찰총장(임기 2년)은 차기 정부까지 임기가 이어진다. 이 때문에 "권력 지형이 바뀌어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을 택한다면 이 지검장이 낙점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하지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외압을 가한 의혹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기소된다면 피고인 신분으로 검찰총장 청문회를 준비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이 지검장의 요청에 따라 소집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시기는 차기 총장 인선에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검장의 수사·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수사심의위가 추천위 첫 회의인 29일 전에 열리면 총장 인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그 이후에 열리더라도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검장은 또 다른 약점은 검찰 내에서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다. 이 지검장은 '채널A 사건' 수사팀이 한동훈(48·27기) 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하겠다고 결재를 올렸지만 이를 미루고,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정권 관련 사건을 뭉개거나 축소했다는 의심을 검찰 내부에서 받고 있다.

 

이성윤 대신 급부상하는 김오수…"정권 순응 이미지"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4월 27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1년 10개월 만에 물러나는 김 차관은 조국 전 장관의 사퇴로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아 검찰 개혁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기도 했다. [사진 법무부]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4월 27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1년 10개월 만에 물러나는 김 차관은 조국 전 장관의 사퇴로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아 검찰 개혁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기도 했다. [사진 법무부]

이 지검장의 기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최근 법조계에서는 "김오수(58·20기) 전 법무부 차관이 반사 이익을 얻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김 전 차관은 차관 재임 기간 박상기·조국·추미애 3명의 법무부 장관과 연이어 호흡을 맞췄고, 조 전 장관의 사퇴로 본인이 직접 장관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김 전 차관은 장관 직무대행 시절 '검찰개혁'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등 정권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차관은 2019년 윤 전 총장과 함께 총장 후보군에 오른 이력도 있다.

 
하지만 김오수 전 차관 역시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당시 보고를 받는 등 검찰 수사 대상이라는 약점이 있다. 법무부 내부에서는 "합리적 검찰개혁론자"라는 평을 받았지만, 검찰 내에서는 "정권에 순응하는 선배"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특히 김 전 차관은 조국 전 장관의 취임 당일 '당시 윤 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팀을 구성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게 여전히 검찰 내부에서 회자된다.
 
김 전 차관이 윤 전 총장보다 기수가 3기수나 높다는 점에서 후속 고검장·검사장 인사 등을 적체시킬 수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거론된다. 
 

"정권 합리적 선택 믿는다" 검찰이 미는 조남관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투기의혹 수사협력 관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투기의혹 수사협력 관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조남관(56·24기)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의 강점은 검찰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다. 윤 전 총장 시절부터 이어진 검찰의 혼란을 수습할 적임자로 조 대행을 꼽는 검찰 내부 인사들이 많다. 조 대행은 최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을 교육 차 방문해 한동훈 검사장을 만나는 등 조직 추스르기에 나서고 있다. 조 대행은 당시 신임 부장검사 교육에선 "정의는 권력자가 아닌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 대행은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 수사팀이 총장 후보 경쟁자인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의견 보고를 했지만, 대통령의 인사권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결재하지 않고 이 지검장과 수사팀이 요청한 수사심의위 개최를 수용했다.
 
하지만 여권이 조 대행을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점은 걸림돌이다. 조 대행은 지난해 말 윤 전 총장 징계 사태 당시 추 전 장관에게 '징계 청구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반기를 들었다. 또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사건'과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검 부장회의를 통해 관련자들의 기소 여부를 재검토하라고 수사지휘를 내린 것에 대해 고검장들을 회의에 참여시켜 결국 관련자들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관철했다.
 
이 밖에도 '무난함'이 오히려 강점으로 평가받는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 양부남(60‧22기) 전 부산고검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윤 전 총장과 각을 세웠던 한동수(55·24기) 대검 감찰부장도 한때 후보군으로 오르내렸다. 
 

법조계 "재보선 민심 무시하면 정권 더 부담될 듯"

29일 오전 10시 총장 후보군 선정을 위한 총장추천위 첫 회의에서는 박 장관이 위촉한 비당연직위원들과 외부 당연직 위원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위원장인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등 친정권 성향 위원들은 정권이 원하는 인사를 후보군 안에 포함하려 할 공산이 크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3일 차기 총장 인선과 관련해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례에 따르면 추천위 회의는 한두 차례 더 열릴 가능성도 있다. 추천위는 최종 후보 3명 이상을 박 장관에게 추천하고, 박 장관은 이 가운데 1명을 문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문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최종 총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법조계 한 인사는 "여당의 참패로 끝난 4·7 재보선 결과에 따른 민심을 수습하려면 친정권 인사보다 합리적 성향의 인사를 내세우는 게 오히려 낫지 않겠냐는 시각도 많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오히려 친정권 검찰총장 임명이 현 정권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강광우·김민중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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