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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가 위험하다…日 의원 재보선 3곳서 자민당 전패

중앙일보 2021.04.26 12:44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내각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일본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완패했다. 코로나19 대응 실패, 집권당의 비리 스캔들 등에 대해 국민들이 엄중한 심판을 내린 것으로 이대로라면 스가 내각이 단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 치러진 재보선서 야권후보 모두 승리
'스가 6개월' 심판이자 중의원 선거 전초전
"국민들, 측근 비리에 냉정한 심판 내려"

지난 23일 세번째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발령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J

지난 23일 세번째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발령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J

26일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전날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중의원 홋카이도(北海道)2구, 참의원 나가노(長野)와 히로시마(廣島) 3개 선거구 모두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됐다. 홋카이도에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마쓰키 겐코(松木謙公·62) 후보가, 나가노에서도 같은 당 하타 지로(羽田次郞·51) 후보가 당선됐고, 박빙이 예상됐던 히로시마에서는 야권 공동후보인 미야구치 하루코(宮口治子·45) 후보가 자민당 니시타 히데노리(西田英範·39) 후보와의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이번 재보궐 선거의 발단은 자민당 내 금권 스캔들이었다. 홋카이도는 자민당 소속이던 요시카와 다카모리(吉川貴盛) 전 농림수산상이 양계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사퇴하면서 의원 자리가 비었다. 히로시마에선 자민당 소속 가와이 안리(河井案里) 전 의원이 2019년 선거 당시 남편인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전 법무상과 공모해 지역 유권자들에 금품을 뿌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사퇴해 재선거가 치러졌다.
 
나가노에선 지난해 12월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다 숨진 고(故) 하타 유이치로(羽田雄一郞) 입헌민주당 의원의 후임을 뽑았다. 
 

'자민당 왕국'에서도 패배.."벼랑에 섰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내에선 최소 '1승 1패 1부전패'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비리 스캔들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홋카이도에는 후보를 내지 않아 '부전패'가 확정됐고, 나가노에선 야당 후보로 사망한 하타 전 의원의 동생이 나서면서 자민당이 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25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히로시마(廣島) 선거구 재선에서 승리한 미야구치 하루코(宮口治子·45) 야권 공동 추천 후보. [교도=연합뉴스]

25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히로시마(廣島) 선거구 재선에서 승리한 미야구치 하루코(宮口治子·45) 야권 공동 추천 후보. [교도=연합뉴스]

희망을 건 곳은 히로시마였다. 이곳 역시 비리 스캔들로 인해 치러진 선거인만큼 자민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했지만, "히로시마라면 이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히로시마는 7개 선거구 가운데 6개 선거구를 자민당이 싹쓸이하고 있는 '자민당의 왕국'으로 불리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자민당의 지역 간부는 "지지층의 상당수가 당으로부터 마음이 떠났다"고 말했다. 
 
아사히 신문은 자민당의 전패에 대해 "금권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엄격한 심판이자, 스가 총리의 정권운영에 대한 종합평가"라고 해석했다. 한 정부 관료는 마이니치 신문에 "이번 선거 결과는 '따끔한 질책' 이상이다. 자민당은 벼랑 끝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가, '국민이 원하는 차기 총리' 6등

스가 총리의 앞길에도 짙은 먹구름이 꼈다. 올해 가을 전에 치러지게 될 중의원 선거의 '전초전'격인 이번 재보선에서 자민당이 참패하면서 당내에서는 이미 '스가를 얼굴로 내세워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 담당상. [AFP=연합뉴스]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 담당상. [AFP=연합뉴스]

지난해 지병을 이유로 사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자민당 총재가 된 스가 총리의 임기는 아베의 잔여 임기인 올해 9월 말까지다. 자민당 총재선거 전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중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앞으로 3년'을 더 보장받을 수 있다. 스가 총리에 대한 불신이 당내에서 높아지면, 중의원 선거 전 총재 교체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지도 역시 바닥을 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6일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스가 총리는 겨우 4%의 지지를 받아 아베 전 총리(4위)에게도 뒤진 6위에 머물렀다. 1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업무를 관장하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상(24%)이 차지했으며, 이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16%),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14%), 아베 전 총리(8%),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전 정조회장(5%) 순이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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