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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할 준비하다 축하받은 박민지

중앙일보 2021.04.26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박민지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트로피는 대회 스폰서의 동물 캐릭터 중 하나인 사자인데 자신감을 상징한다. [사진 KLPGA]

박민지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트로피는 대회 스폰서의 동물 캐릭터 중 하나인 사자인데 자신감을 상징한다. [사진 KLPGA]

박민지(23)가 25일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 1언더파, 합계 10언더파로 연장전에 들어간 박민지는 두 번째 홀에서 장하나를 제쳤다. 투어 5년 차 박민지는 5시즌 연속 1승씩 기록했다. 장하나는 시즌 개막전인 롯데 렌터카 오픈에 이어 두 대회 모두 2위에 머물렀다.
 

넥센 마스터즈 연장전 끝에 우승
줄곧 선두였던 장하나 막판 제쳐
1980년대 핸드볼스타 김옥화 딸
장하나는 개막전 이어 또 준우승

이 대회는 선수들에게 멘털메이트를 고르게 한다. 멘털메이트는 대회 스폰서인 넥센 세인트나인 골프공에 그려진 동물 캐릭터다. 사자는 자신감, 코끼리는 여유, 독수리는 승부욕, 코뿔소는 믿음을 상징하는 식이다. 장하나는 코끼리, 즉 여유의 상징을 골랐다.
 
코스는 KLPGA 투어에서 전장이 가장 길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장하나는 자신이 선택한 코끼리처럼 여유있게 경기를 했다. 기다릴 때는 앉아서 쉬기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나상현 해설위원은 “파 5인 9번 홀에서 3온을 시도한 것도 좋은 전략이었다. 앞 조 선수들이 그린에서 시간을 끌어 너무 오래 기다리다 보면 샷 실수가 나올 수도 있었는데 끊어가서 쉬운 파를 했다”고 분석했다.
 
장하나는 첫날 6언더파 선두로 나선 이후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최종라운드 11번 홀에서 OB가 나면서 잠깐 공동선두가 됐지만, 곧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로 단독 선두에 복귀했다. 17번 홀 위기도 파로 막았다. 그러나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에서 그린을 놓쳤다. 운도 없었다. 칩샷에 스핀이 너무 많이 걸리는 바람에 짧았다. 장하나는 약 2.5m 파 퍼트를 넣지 못했다.
 
연장전에 접어들자 두 선수 얼굴은 상기됐다. 멘탈메이트의 도움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은 듯했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장하나의 두 번째 샷그린이 그린을 넘어갔다. 결국 파세이브에 실패했다. 박민지는 “정규 경기를 마칠 때 하나 언니에게 우승 축하 물을 뿌려줘야 할 것 같아 물을 찾고 있었는데 연장전에 들어갔고, 결국 우승하게 됐다. 캐디 오빠가 연장전은 보너스라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치라고 한 말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민지는 1980년대 한국 여자 핸드볼의 주축 선수였던 김옥화(63)씨의 딸이다. 김씨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고, 82년 세계선수권에서는 득점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씨는 “80년대에 힘들게 훈련하던 시절 얘기를 해주면서 ‘열심히가 아니라 죽기살기로 운동하라’고 얘기했다. 다른 아이들은 그런 옛날 얘기를 잘 귀담아듣지 않는데, 민지는 깊이 새겨듣고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에어프리미어 LA오픈에서는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최종라운드 4언더파, 합계 16언더파로 통산 10승 고지에 올랐다. 제시카 코르다가 15언더파 2위, 세계 1위 고진영이 14언더파 공동 3위다.
 
마지막 라운드를 1타 차 2위로 출발한 고진영은 한때 단독 선두로 나섰다. 고진영이 11, 12번 홀에서 보기를 한 사이, 헨더슨이 운 좋게 연속 버디를 잡아 역전했다. 1타 차 선두였던 고진영은 3타 차 3위가 됐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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