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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는 증시 상장, ETF도 출시…암호화폐, 해외서 속속 제도권 편입

중앙일보 2021.04.25 15:11
지난 14일 코인베이스 관계자들이 나스닥 상장을 축하하는 모습. UPI=연합

지난 14일 코인베이스 관계자들이 나스닥 상장을 축하하는 모습. UPI=연합

국내 금융당국은 암호화폐 제도화에 난색을 보이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관련 산업이 이미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중이다. 해외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사 등이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는 한편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투자상품들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암호화폐가 제도권 자본시장으로 파고든 대표적 사례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미 증시 상장이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4일 나스닥에 입성했다. 상장 당일 주당 328.2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뉴욕증시거래소가 제시한 준거가격(250달러)보다 31.3%가 높은 가격이다. 이날 시가총액은 858억 달러로 올라서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지난 23일 코인베이스는 전날보다 0.63% 하락한 291.6달러를 기록했다.
 
코인베이스의 증시 상장은 암호화폐 산업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당초 변동성이 큰 투기성 자산으로만 여겨지던 암호화폐가 처음으로 제도권 금융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코인베이스가 직상장을 통해 증시에 데뷔한 것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의 발전에 또 다른 이정표”라고 전했다.
 
암호화폐와 연계된 ETF 등의 투자 상품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에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관련 ETF인 ‘퍼포스 비트코인 ETF’가 상장됐다. 이 펀드는 상장 당일 1억6500만 달러(약 1843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지난달 15일에는 비트코인 인버스 ETF인 '베타프로 인버스 비트코인 ETF'가 토론토 거래소에 입성했다.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ETF 등장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이달 말 비트코인 ETF에 대한 승인 심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SEC는 지난달 19일 비트코인 ETF인 ‘반에크 비트코인 트러스트’ 승인 신청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접수된 이후 심사 개시일로부터 45일 후인 이달 29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기업들도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추세다. 테슬라와 페이팔이 대표 업체다.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지난달 24일부터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도 지난달 31일 자사의 전자지갑으로 암호화폐를 보관하거나 직접 사고팔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미국 금융계도 암호화폐를 주류 자산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중순 암호화폐 거래 전담부서인 ‘암호화폐 데스크’를 다시 설치해 고객에게 비트코인 선물 거래 등 암호화폐 관련 금융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도 지난달 중순 미국 은행 최초로 비트코인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지난달 31일 SEC에 제출한 공시를 통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랙록이 비트코인 투자를 허용한 자사 펀드는 총 두 개다. 다니엘 핀토 블랙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이 정부의 통화를 대체할 순 없겠지만 훌륭한 자산군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등 글로벌 굴지 기업들의 (비트코인) 도입과 ETF 등 금융상품 출시가 임박했고, 당분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각국 정부의 움직임은 금지가 아닌 제도화를 통한 산업 육성으로 기조가 바뀌는 등 현재 상황은 무척 좋다"고 분석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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