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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軍수장 악수할 때…"女시위대 성고문" 폭로 나왔다

중앙일보 2021.04.25 13:58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와 SNS를 통해 확산한 킨 녜인 뚜(31)의 모습. 17일 양곤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체포된 녜인 뚜는 영국에서 공연 미술을 전공하고 미얀마로 돌아온 뒤 반 군부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와 SNS를 통해 확산한 킨 녜인 뚜(31)의 모습. 17일 양곤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체포된 녜인 뚜는 영국에서 공연 미술을 전공하고 미얀마로 돌아온 뒤 반 군부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미얀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5대 합의에 서명했다. 즉시 폭력을 중단하고 군과 민간이 대화를 시작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지만 이날도 유혈 사태로 인한 희생은 계속됐다. "시위대를 전멸시키라"는 군 상부의 지시가 유출되고 체포된 여성 운동가에게 성고문이 자행됐다는 폭로도 나왔다.
 

흘라잉 참석한 아세안정상회의 열린 날
만달레이서 머리와 복부 피격 사망자 나와
사가잉에서는 뼈 튀어나올 정도로 고문한뒤 체포
17일 구금된 여성 시위대 성고문 폭로도

24일(현지시간) 오후 8시 아세안사무국은 이날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아세안사무국에서 열린 미얀마 사태 해법을 위한 특별 정상회의 의장 성명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폭력 즉각 중단 ▶건설적 대화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의 중재 ▶인도적 지원 ▶아세안 특사 및 대표단 방문 및 모든 당사자 면담이 이날 도출된 5대 합의 사항이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브루나이 등 7개국 정상이 모여 합의한 사항이다.
 

사망·납치·고문 이어져…"구금된 운동가 성고문" 폭로도

24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사복경찰이 쏜 총에 피격돼 사망한 한 청년. [미얀마나우]

24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사복경찰이 쏜 총에 피격돼 사망한 한 청년. [미얀마나우]

이날도 미얀마에서는 유혈사태가 이어졌다.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는 한 청년이 사복 경찰이 쏜 총탄에 머리와 배 부위가 피격돼 세상을 떠났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다. 현장에 있던 군인들이 시신을 수습해 가는 바람에 아직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그는 군경이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멈춰 세우고 휴대폰을 검사하자 군경의 주위를 분산시키기 위해 도로에서 타이어에 불을 질렀다가 피격됐다. 목격자는 미얀마나우에 "(총에 맞은 뒤) 의식 없는 청년을 마구 때린 뒤 시신을 거둬 갔고 도로에 낭자한 피를 씻어냈다"고 말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북서부 사가잉 지역의 따무 마을에서는 군부가 3명의 젊은이를 납치하고 고문하는 일이 발생했다. 따무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군인들은 이들 중 한 명을 상대로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구타하고 시냇가로 데려가 온몸에 상처를 내고 고문을 저지른 뒤 연행해갔다. 이 남성은 위독한 상태에 빠졌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최근 구금된 20여명 중 풀려난 사람은 없다고 이라와디는 보도했다.
 
이미 구금된 민주화 시위 주동자를 상대로 성고문을 자행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지난 17일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폭탄 테러 혐의로 체포된 31세 여성 마 킨 니옌 뚜가 구금 이후 성고문을 당해 제대로 걷거나 먹을 수도 없는 상태라고 마 쉐 야민 텟(17)이 폭로했다. 이날 이라와디 보도에 따르면 야민 텟은 니옌 뚜 등과 같은 감방에 구금돼 있다가 최근 풀려났다. 이라와디는 또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최고 군 사령부에서 지난 11일자로 디지털로 발행한 "시위대를 몰살하라"는 지시 사항이 유출됐다고 전했다. 
 

흘라잉 회의 참석 반대…자카르타서도 시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회담장 근처에서 군부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회의 참석에 반대하는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AP통신=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회담장 근처에서 군부 쿠데타를 일으킨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의 회의 참석에 반대하는 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AP통신=연합뉴스]

흘라잉 사령관이 참석한 아세안 정상회의 당시 자카르타에서는 "최고 살인마를 초대한 것에 반대한다"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얀마 반군부 시위대는 "아세안사무국이 흘라잉 사령관은 초청하면서 반군부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를 초대해 달라는 요청은 무시됐다"며 아세안사무국을 비판했다.
 
정은헤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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