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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빚 1700조인데…중금리대출 늘리면 은행에 인센티브 준다

중앙일보 2021.04.25 12:00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등을 통해 중ㆍ저신용층 200만명에게 올해만 32조원의 중금리대출 공급을 유도하는 등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한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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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중금리대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중금리대출 제도를 개편해 중ㆍ저신용층에 혜택이 집중되게 하고, 시중은행 등이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게 주요 골자다.
 
중금리대출은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10% 전후 금리대의 개인신용대출을 뜻한다. 중금리대출 잔액은 2016년 1조3136억원에서 2020년 14조6604억원으로 늘었다. 양적으로 성장하는 데도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건 대출의 금리단층 현상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용등급별 평균 대출금리는 고신용층(1~3등급) 6.6%, 중신용층 (4~6등급) 15.4%, 저신용층(7~10등급) 18.3% 등이다. 6~14% 구간이 텅 빈 금리단층 현상이 발생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대출 시장의 오래된 고민은 금리단층 현상과 청년, 주부 등 금융이력 부족자(신파일러)에게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부분”이라며 “그게 결국은 중금리대출인데, 제도 개선을 할 부분이 꽤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25일 발표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대책 주요 내용.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25일 발표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대책 주요 내용. 금융위원회

고신용자 집중된 사잇돌대출, 중ㆍ저신용자 위주로 개편

이를 위해 중금리대출을 중ㆍ저신용층을 중심으로 공급할 수 있게 제도를 바꾼다.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통해 시중은행 등이 중신용자에게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정책형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30%(신용등급 5등급 이하)인 차주에게 전체 대출 잔액의 70% 이상을 공급해야 한다. 그런데 별도의 신용점수 요건이 없어 전체 공급액의 55%가 고신용층에게 공급돼왔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민간 중금리대출 인정요건을 바꾸고, 중금리 대출 확대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중금리 대출 실적은 신용평점 하위 50%(기존 4등급 이하) 차주에게 금리 상한 요건을 충족한 대출을 내주면 인정해주기로 했다. 금리 상한 요건은 은행(6.5%), 상호금융(8.5%), 카드(11%), 캐피탈(14%), 저축은행(16.5%) 등이다. 기준 금리 인하 등에 맞춰 금리 상한이 3.5%포인트 내려갔다. 
 
이렇게 요건을 바꿀 경우 2020년 기준 민간중금리 대출 공급총액은 11조원에서 28조원으로 늘어난다. 기존에는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사전 공시된 대출만 대출 실적으로 인정해 줬다.  
 

은행엔 인센티브…카뱅 등 중금리대출 확대 점검

중신용자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내주는 은행권에는 중금리 대출 확대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중금리대출 실적을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고,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가계부채 증가율을 관리할 때 중금리대출 공급액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에는 중ㆍ저신용층 대출 공급 확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공급계획과 실적을 분기별로 점검한다. 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중 4등급 이하 차주 비중이 24.2%인데 인터넷전문은행은 절반인 12.1% 수준으로 중금리대출에 소극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중금리대출 활성화가 가계부채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 1726조1000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7.9% 늘었다. 금융위는 “중ㆍ저 신용자들이 10%대 안팎의 중금리 시장 부재로 20%대의 고금리 시장을 찾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라며 “중신용자의 이자 부담이 경감되고 기존 대출자도 낮은 금리로 전환해 가계부채의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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