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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비 없다" 친모 시신 방치로 실형…40대 아들은 도주했다

중앙일보 2021.04.24 14:27
서울 북부지방법원. 사진 연합뉴스TV 캡처

서울 북부지방법원. 사진 연합뉴스TV 캡처

장례비가 없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시신을 집 안에 방치한 40대 아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재판을 앞두고 도주한 아들은 네 차례의 구속영장 발부에도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궐석재판에서 징역형이 선고됨에 따라 검찰은 형 집행을 위해 지명수배를 내리고 추적에 나설 전망이다.
 

어머니 시신 집에 방치한 아들 징역 6개월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부장판사 이동욱)은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임모(40)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임씨는 서울 중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함께 살던 어머니 A씨(73)가 지난 2019년 9월 8일 방 출입문 앞에 쓰러져 사망했음에도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
 
아들 임씨는 어머니 A씨가 사망한 이후 2주가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시신을 방 출입문 앞에 그대로 방치했다. 같은 달 23일 이웃주민에 의해 A씨가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고, 주민의 신고로 임씨는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A씨의 사망 원인은 평소 앓던 지병으로 조사됐다.
 

시신 방치한 이유 “장례비 없었다”

임씨는 어머니 A씨의 시신을 방치한 이유에 대해 “장례비가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지난 2019년 12월 17일에 임씨를 불구속기소 했지만, 임씨는 첫 재판을 앞두고 도주했다.  
 
재판부는 종적을 감춘 임씨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소재탐지를 요청하고, 네 차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수사당국이 임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재판은 7차례나 연기됐다. 결국 재판부는 궐석재판을 진행해 지난 7일 임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종적 감춘 아들, 구속영장만 네 차례 발부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아들로서 동거하던 모친이 사망했음을 확인하고도 사회일반의 예식에 따른 매장절차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웃사람에 발견될 때까지 15일 이상을 방 출입문 앞에 그대로 방치해 사자(死者)에 대한 종교적 감정 또는 종교적 평온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해 결국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실형을 선고했다.
 
도주한 임씨가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앞으로 검찰이 직접 임씨의 소재를 추적해 형을 집행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됐으나 도주해서 형을 집행할 수 없는 경우에 자유형 미집행자로 분류된다”며 “형미집행자는 검찰의 검거팀이 직접 수배를 내려 추적해 검거한 뒤 형을 집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효심으로 어머니 시신 30년 보관한 아들도

한편 지난 2월 10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미라 상태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내사종결됐다. 경찰 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 결과 80대 남성이 어머니가 사망한 이후 장례를 치르지 않고 약 30년 동안 옥상에 시신을 보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를 곁에 모시고 싶어 하는 아들의 효심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며 “사체유기죄의 공소시효인 7년이 이미 지나 내사종결처리하고 가족에게 시신을 인계했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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