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北 당국에 쫓겨난 셈…中만 예외" 평양서 나온 외교관 폭로

중앙일보 2021.04.24 09:57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2일 '조국과 인민의 안전을 굳건히 지키기 위한 비상방역전에 총력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나선 각지의 풍경을 소개했다. 사진은 방역 중인 평북 창성군의 한 건물.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2일 '조국과 인민의 안전을 굳건히 지키기 위한 비상방역전에 총력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나선 각지의 풍경을 소개했다. 사진은 방역 중인 평북 창성군의 한 건물. [뉴스1]

북한에 상주하던 상당수 외교관과 국제구호기구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거 북한을 떠난 가운데 최근 평양에서 나온 한 외교관이 미국의소리(VOA)와 e메일 인터뷰(23일 보도)를 통해 그 실상을 공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관은 "외교관들은 북한 당국에 의해 쫓겨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철저히 봉쇄해 일반우편과 외교우편, 소포와 DHL은 물론 송금도 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대사관 관리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北선 미국 새 대통령 누군지 안 밝혀"
"김여정 명의 담화는 김정은 역할 강조하려는 것"
"수입품 물가 크게 올라…스카치테이프 10달러"


그러면서 평양 내 중국대사관과 중국 상인만 예외적이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평양에서 중국대사관은 다른 나라 외교관들과 교류가 거의 없다"며 "평양에서 좋은 식당이나 통일거리 시장(평양의 현대화된 상설 종합시장) 등에선 중국 상인들을 비교적 자주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이 어떻게, 또 왜 장기간 북한에 머물면서 활발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평양시 낙랑구역에 위치한 2000평 규모의 '통일거리 시장'의 모습. 2003년 문을 연 시장은 평양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평양시 낙랑구역에 위치한 2000평 규모의 '통일거리 시장'의 모습. 2003년 문을 연 시장은 평양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포토]

북한 사람은 미국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들어선 사실조차 모를 가능성도 지적됐다. 그는 "북한 언론은 아직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그 결과, 그리고 새 대통령 이름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미국에 대해 언급할 때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든 간에'와 같은 식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담화를 내는 것과 관련해선 "중요한 외교정책을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 김여정 부부장이 내린다고 상상할 수 없다"며 "김여정이 담화를 내는 것도 김정은 위원장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코로나19 이후 북한 내 물가 변동에 대해선 "(통일거리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산 생산 채소와 과일 가격은 꽤 올랐고, 수입품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조그만 인스턴트 커피 한 병이 30~40달러이고, 커피 원두는 1kg에 150달러였다"며 "샴푸, 샤워 젤, 면도용 거품 가격은 30~50달러, 중국산 스카치테이프는 10달러였다"고 밝혔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