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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주 담그듯 망상 꿈꾸는 ‘문샤인’ 대북 포용책 빛 잃어

중앙선데이 2021.04.24 00:21 733호 24면 지면보기

콩글리시 인문학

오래전이지만 덕택에 나는 두 번이나 그리운 금강산을 다녀왔다. 한 번은 모 신문사의 칼럼니스트 초청으로 2박3일 다녀왔고 두 번째는 선상 강연을 명분으로 초청받았다. 금강산 관광은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Sunshine Policy) 덕택으로 시작됐다. 햇볕정책이란 남북한 사이에 긴장관계를 완화하고 북한을 개방, 개혁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김대중정부가 추진했던 포용정책이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경의선 철도 복원을 협의하고 이산가족 상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대북 경제지원과 정치 경제 문화 교류를 약속하면서 한동안 남북 간 화해 무드가 무르익었다. 대북 쌀 지원과 비료 지원, 개성공단 건설 그리고 스포츠 교류도 활발했다. 그 뒤 정권이 바뀌면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일련의 사건은 햇볕정책에 찬물을 끼얹었다.
 

북한 끊임없이 미사일 도발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의구심

햇볕정책에는 공과가 뒤따른다. 남북 긴장 완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쌀과 비료의 제공 특히 금강산 관광 대금으로 지불한 천문학적 달러가 북한의 핵 개발 자금이 돼 우리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1월 6일 신년교서에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외쳐서 국내외 관심을 끌었다. 호사가들은 대박을 영어로 어떻게 써야 하냐고 설왕설래하였다. 대박은 jackpot이다, bonanza, 아니 lotto로 써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는 fortune이 적절하다고 공식 표명했다. 박근혜정부의 통일정책은 한반도신뢰프로세스였다. 신뢰회복이 됐을 리 없으니 남북 간에 무슨 진척이 있을 리도 없었다.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전제로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JTBC 대선토론에서 유승민 후보가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찬성하십니까?”라고 묻자, “우리가 주장하는 국가연합과 낮은 단계 연방제는 별로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은 과거 정부처럼 통일방안이나 대북정책을 두고 작명(naming)하기보다는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이 참여하는 가운데 정책을 보완하고 발전시킨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베를린구상에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천명하고 평창올림픽 북한 선수단 참가,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등 성과를 거두었다. 여기서 남북과 미국 사이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나왔다. 한때 싱가포르에서, 판문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끈 이벤트가 연출됐지만, 북한은 탄도미사일이다 순항미사일이다 끊임없이 도발해 왔고 문재인정부는 ‘김여정의 하명에 따라’ 한·미 군사훈련 축소 또는 대북전단금지법이나 만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Moonshine Policy라고 한다. 햇볕정책에 빗대서 문 대통령의 영문 성인 문(Moon)을 따서 지었다. 햇볕이든 달빛이든 대북 포용 기조는 똑같다.
 
그러나 moonshine은 달빛이 아니고, 1920년대 금주시대에 몰래 숨어서 만드는 밀주(密酒) 또는 망상(妄想)을 뜻한다. 밀주는 마피아의 돈줄이었다. 금주법은 100만 개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했다는 통계가 있다. 월광을 가리키는 moonlight는 달빛 아래서 하는 알바, 투잡을 가리킨다.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 Moonshine Policy는 숨어서 밀주 담그듯 망상을 꿈꾼다는 뜻이고, 문 대통령의 성정(性情)을 닮았다는 월광(moonlight)은 알바로 해석되니 나라의 장래가 걱정이다.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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