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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버팀목자금 "2019년말 개업, 2020년 매출 많다고 제외"

중앙일보 2021.04.23 06:00 종합 4면 지면보기
서울 도봉구에서 카페를 운영해 온 김은하(가명ㆍ37)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면서 집합금지 등으로 인해 지난해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했다. 한 달 매출은 2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김씨는 22일 "정부가 주는 4차 재난 지원금을 받아 급한대로 밀린 임대료 등을 내려 했는데에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10월에 개업했는데, 지난해 매출이 손님이 없던 개업 초기보다 많기때문이라는 이유였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 논란
정부, 연 매출 환산 등 보완 나서

지난달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의 형평성을 재고해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게시판 캡처]

지난달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의 형평성을 재고해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게시판 캡처]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이하 버팀목자금 플러스)을 둘러싼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매출이 2019년보다 오른 경우에는 아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 때문에 소상공인의 반발이 거세다. 4차 재난 지원금은 지난달 29일부터 1차 신속지급이 시작됐다.
  
소상공인들은 당초 4차 재난지원금 대상을 기존보다 105만명 늘려 385만명에게 지원한다는 정부 발표에 기대가 컸다. 정부는 최대 지급 금액도 기존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원 금액은 ▶집합금지(연장) 업종 500만원 ▶집합금지(완화) 업종 400만원 ▶집합제한 업종 300만원 ▶일반(경영위기)업종 200만원 ▶일반(단순감소) 업종 100만원 등 이다.
 
 
하지만 김 씨처럼 일반업종 중에서도 2019년 말에 개업했어도 2020년 매출이 더 많다는 이유로 신청 대상 제외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 지원 대상 업종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3차 재난지원금은 집합금지와 제한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두 지원했다. 4차 재난 지원금은 여기에 '매출액이 전년보다 적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한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들끓고 있다. 한 청원인은 “대출금 납입날짜, 월세, 공과금 등을 벌기 위해 쉬지 않고 이리저리 뛰어다닌 덕에 매출은 올랐지만, 이익은 줄었다"며 "매출이 커졌다고 4차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럴 줄 알았더라면 가게 문을 한 달 닫고 지원금을 받는 게 더 현명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단 등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4차 재난지원금 관련 의견을 들었다. 
그 결과 중기부는 지난 18일 버팀목자금 플러스 신속지급 대상에 51만1000개 사업장을 추가했다. 이들에게는 안내문자를 발송하고 추가 신청의 길을 열어줬다. 
 
특히 이번 '2차 신속지급'에선 2019년 상반기와 2020년 상반기, 또는 2019년 하반기와 2020년 하반기의 반기별 매출을 비교하는 식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이렇게 하면 지원 대상 사업체가 41만6000여 곳이 늘어난다. 중기부 측은 "연 매출 만으로 비교하면 계절적 요인 등으로 상ㆍ하반기 매출 차이가 큰 경우 지원에서 배제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원 방식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9년 반기 이하의 기간만 영업한 경우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게 된다. 이와 관련 중기부 측은 “연 매출로 환산하거나,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서 최대한 보완할 계획”이라며 “이와 별도로 이의신청 기간을 운영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중소상공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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