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호화폐값 일제히 급락…코인 거품 꺼질 때 됐나

중앙일보 2021.04.23 00:05 경제 1면 지면보기
암호화폐에 투자자가 몰리며 시장이 과열하고 거래대금이 폭증하고 있다. 22일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 분석 사이트인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2조9930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5000억달러 수준이던 거래대금이 5개월 사이에 여섯 배가량으로 늘었다.
 

‘묻지마 코인’ 광풍에 잇단 경고음
ARW 하루 1000배 폭등, 40% 폭락
도지코인 -25%, 리플도 -11%
비트코인 50일 평균선 밑 첫 하락
“2만~3만달러로 떨어진다” 전망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암호화폐 시세가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1일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짧은 기간 비트코인의 어마어마한 움직임을 볼 때 매우 많은 거품이 끼었다”며 “비트코인이 개당 2만~3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대금 합계

세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거래대금 합계

관련기사

지난주 6만500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최근 5만5000달러 밑에서 거래됐다. 지난주에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을 고비로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지난 21일 나스닥 시장에서 코인베이스 주가는 311.92달러에 머물며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비스포크 투자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4만 달러 정도로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 평균선 아래로 내려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50일간 평균 가격보다 낮아졌기 때문에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가격 상승세는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특히 비이성적인 투자라는 말까지 나왔던 ‘묻지마 코인’의 기세가 수그러들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아로와나토큰(ARW)은 22일 오후 5시 30분 기준으로 1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하루 전과 비교해 40% 넘게 하락했다. ARW는 지난 20일 상장 30분 만에 1000배나 폭등하며 5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암호화폐다.
 
도지코인의 가격도 급락했다. 미국의 개발자들이 장난삼아 만들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언급 등으로 가격이 급등했던 암호화폐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도지코인은 22일 오후 5시 30분 기준 313원에 거래됐다. 전날보다 25%가량 하락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8% 넘게 내리며 6300만원대로 밀리기도 했다. 이더리움(-3.99%)·리플(-11.3%)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

비트코인 가격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신용카드로 코인 등을 싸게 산 뒤 국내 거래소에 되팔아 차익을 내려는 시도도 잇따른다. 국내 암호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것이다. 그만큼 웃돈을 주더라도 암호화폐를 사겠다는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22일 기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차이는 약 9%다. 해외와 국내의 시세 차이를 이용하면 거래소 수수료와 신용카드 수수료를 빼더라도 약 4~6%를 손에 쥘 수 있다.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카드 결제를 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암호화폐 거래는 불법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선 카드로 못 사는데 …‘김치 프리미엄’ 노린 해외 결제 골치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암호화폐를 진짜 화폐로 보든, 금융상품이나 사행성 상품으로 보든 모두 카드 결제 금지 항목에 해당하기 때문에 결제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튜브와 블로그 등에는 어떤 카드가 해외 거래소에서 ‘뚫리는지’를 공유하는 성공담이 넘쳐난다. 문제는 신용카드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모두 걸러낼 수 없다는 점이다. 해외 가맹점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하면 비자·마스터 같은 브랜드 회사를 거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와 해외 가맹점이 직접 계약을 맺지 않기 때문에 가맹점 업종 정보나 코드를 일일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한국인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A사의 비자카드로 비트코인을 샀다. 그러면 사후에 비자에서 A사로 결제 정보를 통보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 문을 연 거래소에서 코인(암호화폐)을 사는 사람을 사전에 막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카드 결제 거래를 막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는 800여 곳에 이른다. 특정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카드 결제가 됐다는 후기가 올라오면 카드사에서는 튀어나오는 두더지를 잡듯 하나하나 결제를 막아왔다.
 
현재 암호화폐에 대해선 특정금융정보거래법에서 가상자산이란 이름으로 법률적 정의를 하고 있다. 특금법은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를 말한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암호화폐의 성격을 법률적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홍지유·윤상언 기자 hong.jiyu@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