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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등 노벨상 101명, 세계 지도자들에 "화석연료 폐지"

중앙일보 2021.04.22 16:21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로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제14대 달라이 라마(본명 텐진 가초). 중앙포토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로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제14대 달라이 라마(본명 텐진 가초). 중앙포토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86)를 포함해 전 세계 노벨상 수상자 101명이 22일(현지시간) 지구의 날을 맞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화석 연료 사용 중단을 호소했다. 세계 40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대면하는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다. 이들은 각국 정상 앞으로 쓴 공개서한에서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정부가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NN은 이날 “이번 요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들이 모이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화상으로 주재한 회의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참여한다.  
 
기후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세계 정상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낸 노벨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이란 최초의 여성 판사 시린 에바디,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 미국 시민운동가 조디 윌리엄스. [노벨재단 아카이브, 로이터=연합뉴스]

기후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세계 정상들에게 공개 서한을 보낸 노벨상 수상자들. (왼쪽부터) 이란 최초의 여성 판사 시린 에바디,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 미국 시민운동가 조디 윌리엄스. [노벨재단 아카이브,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서한에는 전 세계 평화·인권·경제·문학·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들이 두루 참여했다. 티베트 망명 정부를 세우고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달라이 라마(본명 텐진 가초)와 이란 최초의 여성 판사이자 여성인권 운동가인 시린 에바디(74) 등이다. 무장혁명군과의 평화협정을 이끌어내 201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후안 마누엘 산토스(70) 전 콜롬비아 대통령, 지뢰 금지 운동을 편 미국 시민운동가 조디 윌리엄스(71),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73) 런던정경대 교수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번 정상회의 참석자들의 결단에 지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서한에서 “경제·산업계가 아닌 정치 지도자들이 권력을 쥐고 있다”며 “지도자들에겐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행동을 취해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각국 정상이 세계적 협약이나 정책을 만드는 방식으로 기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백악관 앞에서 시위자들이 각국 정상의 사진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백악관 앞에서 시위자들이 각국 정상의 사진을 들고 시위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들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방안은 석유·석탄·가스 등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고 재생 에너지 전환에 투자하는 것이다. 특히 화석연료는 생산과 정제, 운송뿐 아니라 환경 오염 등으로도 비용이 들고, 비용의 대부분을 개발도상국이나 소외된 지역사회가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이를 통해 “기존 화석 연료 생산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단계적으로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화석 연료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새로운 일은 아니다.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엔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제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매년 6%씩 화석 연료 생산을 줄여야 하지만, 현재로선 연간 2%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상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언급한 뒤 “기후 위기로 수십억 명의 인류와 수천 종의 생물이 위험에 빠져있다”며 “정상들이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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