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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된 올해 교원평가…교사 반발에 동료평가 뺀다

중앙일보 2021.04.22 15:31
지난해 7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구성원들이교원능력개발평가 유예 및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지난해 7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구성원들이교원능력개발평가 유예 및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건너뛰었던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가 올해는 실시된다. “올해도 하지 말자”는 교사들과 “올해는 해야 한다”는 학부모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교육부는 결국 교사간 동료평가는 빼고 학부모 만족도 평가는 한다는 결론을 냈다.
 
교육부는 22일 학교일상회복지원단회의를 갖고 교원평가 제도 개선 내용과 올해 평가 실시 계획을 시·도 교육청에 안내했다. 올해엔 교사끼리 서로 평가는 하지 않고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만 하되, 답변 중 부적절한 표현은 교사에게 전달하지 않기로 했다.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실시

교원평가는 교사가 학습·생활지도를 잘 했는지 학생·학부모·동료교사가 평가하는 제도로 2010년 도입했다. 예를 들어 ‘교과 특성에 맞게 교재 내용을 충실히 분석한다’ ‘학생들의 언어습관을 꾸준히 지도한다’ 같은 문항에 5점 척도(매우 우수~매우 미흡)로 평가하고, ‘선생님의 좋은 점’ ‘선생님께 바라는 점’ 등은 자유롭게 서술하는 식이다.
 
교원평가는 교사가 받는 평가 중 ‘근무성적평정’처럼 승진이 걸려있거나 ‘성과상여금’ 같은 수당이 달려있진 않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유일한 평가다. 평가 결과가 좋은 교사는 특별 연수를 가고, 결과가 나쁘면 보충 연수를 받기도 한다.
 

'코로나 상황에서 잘 가르쳤나' 문항도 포함

지난해 12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지난해 12월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올해 평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첫 평가인만큼 관련 문항이 포함될 예정이다. 채홍준 교육부 교원연수과장은 “원격수업·비대면 생활지도 등 달라진 상황에서 수업과 생활지도를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문항을 시·도 교육청과 함께 만들어 학교에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동료 교원평가를 생략하는 것도 이전 평가와 달라진 점이다. 같은 교사라도 다른 교사가 어떻게 지도를 하는지 알기 어렵다 보니 동료평가는 서로 ‘매우 만족’을 줘 버리는 식으로 유명무실화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교육부는 “교원의 평가 부담 완화를 위해 올해 동료 교원평가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또 그동안 서술형 답변 중 욕설 등 부적절한 문구가 포함된 피드백이 교사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 평가부터는 욕설이 들어갔다면 해당 답변을 통째로 생략하고 전달되도록 하는 필터링 시스템을 마련한다. 교사노조연맹이 2019년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얼굴 토 나온다’ ‘옷이 한 벌밖에 없냐’ ‘쭉쭉빵빵’ 같은 평가 내용을 받아 본 교사들이 있었다.
 

양대 교원단체 “평가 말아야” 한목소리…학부모와 엇박자

(부여=뉴스1) 김기태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구성원들이 9일 오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열리는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2020 교원능력개발평가 유예 및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7.9/뉴스1

(부여=뉴스1) 김기태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구성원들이 9일 오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열리는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2020 교원능력개발평가 유예 및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7.9/뉴스1

한국교총은 이날 즉각 반발하는 입장문을 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평가 방법을 개선한다지만 단순 선호도 조사로 전락한 교원평가는 코로나19 극복과 교육활동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원의 업무 부담만 가중한다”고 했다. 이 문제만큼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같은 입장이다. 전교조는 지난달 24일 "교원평가는 유예가 아니라 폐지를 논의할 때"라며 "교원 성과급과 함께 사라져야 할 대표적 교육 적폐"라고 했다. 시·도교육감 협의회도 올해 평가를 하지 말자는 의견을 지난달 교육부에 전달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이런 때일수록 더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치하는 엄마들 등 5개 단체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결손은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지치고 불안해했다”며 “이 과정을 피드백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교원평가 뿐”이라는 성명을 냈다.
 
올해 교원평가는 다음달 초까지 시도교육청에서 시행계획을 수립한 뒤 11월 실시된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중에 교원평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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